▲ 두산 베어스 배영수 투수 코치 ⓒ 두산 베어스
▲ 수비 훈련을 돕는 배영수 코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민경 기자] "이제 초짜인데요."

코치로 3주 정도 지내보니 어떠냐고 묻자 껄껄 웃는다.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 배영수(39)는 지난해 20년 동안 입은 정든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138승으로 갖고 있던 '현역 최다승 투수' 타이틀은 136승을 기록하고 있는 양현종(KIA)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에게 내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 코치를 호주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크게 2가지 이유였다. 선배 1군 코치들이 어떻게 가르치는지 옆에서 보고 함께 생활하면서 느끼고, 젊은 투수들과 친해져 시즌 때 2군이 있는 이천에서 코치 생활을 할 때 조금 더 선수들을 알고 가르치길 바라서였다. 

투수, 야수를 가리지 않고 손이 부족한 모든 훈련을 도왔다. 펑고 훈련이 있을 때는 익숙한 글러브 대신 배트를 들기도 했다. 

지도자 배영수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배 코치는 "선수 때는 나만 신경 쓰면 되는데, 지금은 두루두루 봐야 한다. 큰 차이는 없다. 동료였던 선수들도 이제는 장난을 치고 그러는 것보다 서로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선수들도 코치로 봐주고 있다. 지금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일단 눈으로 보고 배우고 있다. 나는 아직 초짜"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생각해뒀다. 숫자가 아닌 본인들의 땀을 믿으라는 것. 

배 코치는 "어떻게 도움을 줄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요즘 데이터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데, 활용하는 사람이 아닌 기계에 더 집중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운드 위에서는 절대 교정을 할 수가 없는데 교정을 하려고 하니까. 마운드에서는 공을 던지고 타자랑 싸우는 게 우선이다. 교정이 우선이면 안 된다. 마운드에서 싸우고 나와서 교정을 해야 하는데, 그럴 때 내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계가 알려주는 수치보다 자기 땀을 믿는 게 더 중요하다. 머리로 익히려 하지 말고 몸으로 익히라고 강조하고 싶다. 몸으로 익히면 머리에는 당연히 입력된다. 몸으로 익히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생존 경쟁을 하는 젊은 투수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박종기, 김민규, 전창민, 김호준, 박신지, 정현욱, 채지선, 진재혁 등은 호주 캠프에서 1군 등판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기대 이상"이라며 대부분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까지 데려가서 더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배 코치는 "1군은 싸우는 곳이지 만드는 곳이 아니다. 빨리 이 친구들이 완성돼야 팀에도 좋은 일이다. 마운드에 올라와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고, 변화구 하나 정도는 편하게 던질 수 있었으면 한다"며 2군에서 코치와 선수로 함께 지내는 것도 좋지만, 이 선수들이 하루빨리 1군에서 보탬이 되길 바랐다.

"나도 지금 배우는 중"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배 코치는 "지금 선수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동료로 지낼 때 확인을 했다. 이 선수들의 능력치를 더 끌어올리지는 못해도 유지는 할 수 있게 돕고 싶은 바람이다. 프로로서 기술은 다들 어느 정도 있는 선수들이니까. 이 선수들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코치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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