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트롯' 포스터. 제공|TV조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예능 시청률 30%를 다시 볼 줄이야. 그것도 지상파도 아닌 종편 TV조선에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30%의 벽을 넘었다. 이미 연일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스터트롯'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방송가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20일 방송한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8회는 1부 26.591%, 2부 30.40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12.5%로 시작한 첫 방송 이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시청률이 상승한 '미스터트롯'은 4회 19.4%, 5회 25.7%, 6회 27.5%, 7회 28.1%, 8회 30.4%까지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중. 시즌1 격인 '미스트롯'의 최고시청률 18.1%, JTBC 'SKY캐슬'이 세운 종편사상 최고 시청률 23.8%를 일찌감치 넘겼다.

8회가 세운 30.4%는 종합편성채널 탄생 이후 최초의 30% 돌파 기록이며, 지상파 케이블을 통틀어서도 근래 보기 드문 시청률이다. 2000년대 초중반 KBS2 '개그콘서트', 2008년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2010년대초 전성기 시절 KBS2 '1박2일' 이후 10년 가까이 30%대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은 없었다. 그것도 시청자가 분산되는 평일 예능이 30%대를 기록한 사례는 더더욱 찾기 힘들다.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예능 프로그램은 전성기 시절 SBS '미우새'(미운우리새끼)다. 현재는 시청률이 10%대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2018년 12월 30일 방송분이 27.5%(닐슨코리아, 가구전체기준)였다.

▲ TV조선 '미스터트롯' 8회 방송화면 캡처. 제공|TV조선
◆'미스트롯'<<<'미스터트롯' 어떻게 가능했나

지난해 '미스트롯'과 우승자 송가인으로 촉발된 트로트 바람은 해를 넘기며 더 뜨거워진 모양새다. 트로트가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이상이 반응해온 음악 장르고, 중장년 시청자가 TV 시청층을 좌지우지하는 법이라며 '미스트롯'의 바람을 해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30%는 상징적이다. 방송 8회만에 달성한 30% 시청률은 '미스터트롯'이 이미 일부 세대를 넘어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인 2049시청률 역시 9%를 돌파했다. 현재 방송중인 프로그램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미스트롯'이 경쟁자 없는 독보적 트로트 콘텐츠였다면 '미스터트롯'은 너나할 것 없이 트로트 콘텐츠로 뛰어진 레드오션 속의 독보적 콘텐츠다. 전편의 후광, 그 때문에 가능했던 실력자들의 대거 등장, 경험 많은 제작진의 협업은 '미스터트롯'만의 강점이다. 예심에 무려 1만5000명의 트롯맨이 몰렸다. 그 속에서 건져올린 100명이 TV에 진출했고 이들을 추리고 또 추리는 서바이벌이 매회 이어지고 있다.

한 예능TV는 '미스터트롯'에 대해 "듣는 재미가 탁월하다. 심지어 참신하다"며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주요 참가자들은 실력에서나 스타성에서나 기존 트로트스타들에 버금간다"고 혀를 내둘렀다.

송가인 독주체제에 홍자 정미애 등이 조금식 주목받으며 트롯여신 서바이벌을 이어갔던 '미스트롯'과는 쇼의 전개 양상도 다르다. 매회 주목받는 출연자가 다르고 때문에 우승후보도 매번 달라진다. 한번 '미스터트롯'을 본 시청자가 다음 회를 안 볼 수가 없는 이유다. 심지어 참가자들의 개성과 스타성도 각기 참가자별로 이미 두터운 팬층이 형성됐을 정도다.

▲ 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임영웅, 김수찬, 영탁, 나태주, 김호중, 장민호, 정동원, 이찬원, 류지광. 제공|TV조선
인기투표 1위로 올라선 '신동부' 출신 20대 이찬원이 한 소절만 불러도 귀를 탁 트이게 하는 청국장 보이스를 내세웠다면, 드디어 첫 진을 차지한 '현역부' 임영웅은 촉촉한 감성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사르르 녹아든다. '괴물보컬' 김호중이 성악부터 트로트까지를 넘나드는 목소리의 달인이라면, 최연소 생존자 정동원은 아이다운 매력과 아이답지 않은 곡 해석력을 동시에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아버렸다. 1대1 미션의 '막걸리 한 잔~'으로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라선 영탁의 사이다 같은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트로트계 BTS'로 불리는 장민호는 40대 나이에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성, 동생들을 든든히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주며 색다른 매력 포인트를 추가했다. 혼자 하는 댄스무대로도 무대를 꽉 채우는 '끼쟁이' 김수찬과, 우리 판소리의 힘과 매력을 보여주는 강태관, 동굴 보이스의 류지광, 독보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나태주, 트로트계 아이디어맨 신인선 등도 '미스터트롯'을 통해 재발견된 스타들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무대도 여느 트로트 무대들과 차별화된다. '미스트롯'에 뒤이은 여타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여성 출연자들을 앞다퉈 출연시켜 제2의 송가인 바람에 골몰하는 동안 '미스터트롯'은 남성 트로트가수의 매력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 '미스터트롯' 서혜진 국장. 제공|TV조선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을 성공시킨 신드롬의 주역인 서혜진 TV조선 예능국장은 "쇼 무대에서 남자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걸 해보자"가 '미스터트롯'의 출발이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의 다짐대로 '미스터트롯'은 비교불가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았다. 남성호르몬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색다른 볼거리들은 특히 팀 대결에서 빛을 발했다.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붙든 '사랑과 정열'(이대원 나태주 김희재 신인선) 팀, 소년과 청년을 아우르며 귀호강을 제대로 시킨 '트롯패밀리'(정동원 김호중 이찬원 고재근), 다채롭게 장르를 오간 '뽕다발'(임영웅 강태관 류지광 황윤성), 효도를 테마 삼아 흐뭇한 무대를 연출한 '사형제'(영탁 남승민 안성훈 김수찬)의 무대가 그렇게 탄생했다. 구슬땀 속에 탄생한 이들의 무대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지난 두 주, '미스터트롯'이 드디어 30%를 돌파했다는 건 분명 짚어야 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미스터트롯'은 레전드 가수 설운도-주현미-남진과 함께하는 준결승전을 선보여야 하고, 대망의 결승전도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남은 2회, '미스터트롯'은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종편 프로그램, 평일 예능 프로그램의 역사를 동시에 작성해나갈 준비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