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퓨처스팀은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군 선수들 바로 옆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22일(한국시간)은 SK 1군 전지훈련의 휴일이었다. 그러나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는 SK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훈련장 곳곳을 누볐다.

퓨처스팀(2군)이었다. 퓨처스팀은 지난 11일부터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코칭스태프 8명, 선수 16명이 24박 27일 일정으로 들어왔다. 당초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한 시설에서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사정으로 베로비치로 행선지가 바뀌었다. 결과적으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2군 캠프가 한곳에서 진행되는 셈이 됐다.
 
이종운 SK 퓨처스팀 감독은 선수들의 동기부여 측면을 반겼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1군과 가까운 거리에서 훈련을 하니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 일부는 부담도 있기는 하겠지만 언제 이렇게 해보겠나”면서 “물론 1군은 경기 위주, 2군은 기능 향상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일정은 다르다. 그래도 1군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다.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그런 퓨처스팀은 22일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다소간 산만한 분위기였지만 훈련 분위기는 내내 진지했다. 1군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직접 지켜보고 있어 더 그랬다. 이날 1군은 휴식일이라 1군 코칭스태프는 굳이 경기장에 나올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염경엽 SK 감독이 아침 일찍부터 훈련장에 나와 선수들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2군 캠프지가 바뀌는 과정에서 프런트가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염 감독으로서는 내심 환영이었다. 올해 SK 1군은 새로운 얼굴을 상당 부분 데려왔다. 구단 역사상 1군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 1군 캠프에 이렇게 많이 온 적은 없었다. “선수들을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명단 선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이 2군에 있었는데, 이 선수들까지 직접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실제 염 감독은 2군이 합류한 이후 부지런히 훈련장을 오가고 있다.

감독뿐만 아니라 일부 1군 코치들도 휴일을 잊고 나와 선수들을 지도했다. 정수성 코치와 김일경 코치가 2군 선수들의 수비 훈련을 도왔다. 정 코치는 외야수들의 송구 훈련에 조언을 아까지 않았고, 김 코치는 유서준의 수비 훈련에 관여하며 땀을 흘렸다. 이들은 오전 훈련 전체를 다 지켜본 뒤에야 숙소로 돌아갔다.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올해가 분위기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1군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새로운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와야 한다. 지난해 11월 호주 캔버라 캠프, 그리고 올해 베로비치 캠프는 그 밑바닥을 만드는 무대다. 지난해 새 선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더 철저히 준비했다.

올해는 유망주 집중육성 아카데미(PDA)가 생겼고, 2군 코칭스태프 역량도 더 강화했다. 특히 PDA는 당초 코치 두 명 정도로 시작하려던 계획이 확장돼 더 커졌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런 가운데 베로비치 캠프에서 신진급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당장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는 못해도, 시즌 중반이나 내년을 대비한 예비 전력을 차근차근 채워 넣겠다는 구상이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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