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관은 자신의 장점을 살린 투구로 1군 진입에 도전한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프로 입단 후 1군 스프링캠프가 처음이다. 팀에서 어떤 일정한 기대치를 가지는 것도 처음이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온 것도 처음이다. 이재관(24·SK)의 2월은 온통 ‘처음’이라는 단어와 함께하고 있다.

2015년 입단 후 1군 경력이 하나도 없는 이재관은 팬들에게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이번 플로리다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며 뭔가의 전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구속이 급성장하며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캔버라 캠프에서는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까지 받는 등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그렇게 난생 처음으로 찾은 베로비치는 이재관에게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 곳이다.

우선 기회다. SK는 지난해까지 불펜의 핵심으로 뛰었던 김태훈이 선발 전환을 준비한다. 불펜에는 김택형 이외에 좌완 하나가 더 필요하다. 이재관은 나란히 1군 캠프에서 공을 던진 김정빈 백승건, 그리고 2군 캠프에 있는 베테랑 박희수 신재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재관은 “코치님들도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없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김)태훈이형도 선발로 올라가고, 왼손 경쟁에 포함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1군이라는 무대를 알아가는 무대이기도 하다. 첫 1군 캠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그는 “캔버라 캠프 당시에는 어느 정도 만족을 했는데, 1군 선수들이 던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기에 같이 할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든다. 캔버라에서는 어느 정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1군 선수들의 공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돌려 말하면 뛰어넘어야 할 대상들을 명백하게 몸으로 느꼈다는 의미도 된다. 1군 캠프에 왔기에 얻을 수 있는 수확들이다. 이재관은 “칭찬은 많이 듣는데 내가 만족을 못하고 있다”면서 “크게 욕심을 가지는 건 아닌데, 피칭을 하면 만족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은 캠프”라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재관도 코칭스태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포알 같은 패스트볼의 위력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는 호평이다. 알게 모르게 자신의 장점을 바탕으로 그 벽에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관도 단점을 메우는 것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염경엽 SK 감독부터 이재관의 피칭을 유심히 살피면서 그런 것들을 독려한다. 힘이 있는 만큼 타자와 자신 있게 맞붙으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코칭스태프도 굳이 변화구를 주문하지 않는다. 이재관도 “그나마 편한 게 피칭할 때도 그렇고, 그냥 가운데만 보고 세게 던지라고 말씀하신다. 변화구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 40구를 던진다면 패스트볼이 25개 정도”라고 했다. 

SK 좌완 중 이런 주문을 받는 선수는 없다. 그만큼 코칭스태프가 패스트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관도 “자신 있게 던지겠다”며 자기 주문을 건다. 1군의 느낌을 알아가고 있는 신예 선수가, 이제는 1군의 벽을 뛰어넘기 위한 무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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