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규(앞줄 오른쪽)는 23일 태국 전에서 눈부신 경기력을 보였다. '스포츠타임'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볼 수 있다. ⓒ 국제농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라건아(31, 전주 KCC 이지스) 빈자리가 느껴졌다.

남은 빅맨진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아쉬운 구석이 분명 있었다. 림 근처에서 개인 전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 이탈은 대표 팀 야투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 팀은 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A조 예선 태국과 2차전에서 93-86으로 이겼다.

진땀승이었다. FIBA 랭킹 105위인 태국을 안방에서 맞았지만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2쿼터 초반 역전을 허락했고 제공권 싸움서도 밀렸다. 외곽포도 4쿼터를 제외하곤 침묵했다.

이 탓에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태국 전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김상식(52) 감독과 센터 장재석(29,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모두 "경기는 이겼지만 정신력을 더 조이겠다"며 입맛을 다신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로 포스트에서 순수 개인 기량으로 득점을 책임져 줄 자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 김종규(29, 원주 DB 프로미)가 16득점 7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분전했지만 야투 대부분이 컷 인과 속공 상황에서 이뤄졌다.

김종규는 태국 전 승리 일등공신이었다. 1쿼터부터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였다. 3-0으로 앞선 1쿼터 2분 31초께 전준범 노 룩 패스를 받고 골 밑 점수를 올렸고, 26-32로 끌려가던 2쿼터 6분 40초쯤에도 속공으로 추격 점수를 뽑았다.

빠른 트랜지션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자유투를 수차 얻어 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열세인 태국 빅맨진을 적극 두들겼다.

옥에 티도 있었다. 포스트업 시도가 많지 않았다. 엔트리 패스를 받고 '등진' 상태에서 공격이 몇 없었다.

2쿼터 막판 스핀무브로 자유투 2구를 뺏은 장면을 제외하면 개인 기량으로 공간을 만든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센터가 림 근처에서 공을 쥐고 포스트업을 시도하면 수비 밸런스가 순간 안쪽으로 쏠린다. 이때 베이스라인 쇼트 코너나 외곽 라인 밖에서 동료에게 슛 공간이 생긴다. 주전 빅맨 라건아가 리그·A매치에서 20득점 10리바운드를 꼬박 책임지면서도 어시스트를 2~3개씩 챙기는 배경이다.

김종규와 강상재, 이승현, 장재석은 출전 시간 대비 빼어난 생산성을 보였지만 라건아와 견줘 스스로 슛을 올리는 장면은 적었다. 이는 전반 한국이 기록한 외곽슛 성공률(18.8%)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죽은 공'을 외곽슛으로 이어 가는 슈터가 전준범 정도밖에 없었다. 전준범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스텝백이나 펌프 페이크 뒤 기습적으로 점프해 슛을 꽂았다.

문성곤은 뛰어난 앞선 수비력을 보였으나 야투 마무리가 아쉬웠고 3쿼터까지 무득점에 그친 허훈 침묵도 뼈아팠다. 첫 20분간 한국 슈터진 집단 난조에는 국내 빅맨들의 포스트업 시도가 적었던 부문과도 맥이 닿아 보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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