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가 긴급 이사회를 열어 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안정이 되고 나면 뒤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낫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내 사무국 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프로연맹은 지난 21일 대구, 경북 지역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구FC-강원FC, 포항 스틸러스-부산 아이파크전의 연기를 확정한 바 있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는 개막 잠정 연기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스포티비뉴스에 "대구에서 너무 많이 발생하니까 걱정이 태산 같다. 밖에 못 나가게 하고 있다. 구단 직원도 주의하도록 하고 있다. 선수나 관중 중 누구라도 나오면 완전히 '끝이 날 수도' 있다. 안정이 되고 나면 뒤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낫다. 무관중 경기 이야기도 있지만, 선수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나"라며 적절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국가적인 역량이 동원되고 있다. 대구도 코로나19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2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날과 비교해 155명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대구 지역 확진자는 457명으로 전국 광역 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전체 확진자는 모두 763명이다.

개막전이 연기된 뒤 대구는 클럽 하우스와 대구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은 진행하고 있지만 외부와 접촉을 피하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식사 등 이동 시에도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다. 선수단에서 기혼자는 외국인 선수들과 홍정운뿐이라 나머지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선수들은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있지만 훈련은 계속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문제가 없으니까 지금처럼 하는 수밖에 없다. 이동을 할 수도 없다. 다른 지역을 간다고 해도 '오지 말라'고 한다. 선수들에게 조심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선수단 역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에 주의하면서 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대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개막에 맞춰 몸을 끌어올렸다가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답답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은 진행하고 있어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팬들의 훈련장 방문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훈련 참관이 불가하다고 통보해 팬들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 본인을 포함한 구단 직원 전체에게도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대구는 겨울 전지훈련을 중국 쿤밍에서 진행했다. 코로나19의 발생 지역으로 추정되는 중국 우한과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우한과 비교적 가까운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2차 전지 훈련을 취소한 뒤 귀국해 경남 남해에서 담금질을 했다. 쿤밍 훈련부터 아침, 저녁으로 선수단 체온 측정을 했고 마스크도 착용해 현재의 비상 상황에 익숙한 편이다.

프로연맹은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추이를 지켜본 뒤 변경된 리그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구단들의 홈 경기 역시 무관중 경기로 치를 것을 권고했다. 대구도 이를 따르며 추이를 본다는 계획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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