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내야 멀티플레이어로 각광받고 있는 박승욱은 경력 최고의 시즌을 조준하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그는 만년 백업이었다. 주전으로 치고 올라갈 기회가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 결국은 트레이드까지 경험했다. 그는 ‘기회’라는 단어에 분명히 익숙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좀처럼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그랬던 박승욱(28·kt)은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박승욱은 “이렇게 어느 정도 자리가 있는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오래간만이 아니라 처음”이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더 놓치기 싫다. 그는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이다. 그래서 더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뭔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달라졌다. 그것을 꼭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해 SK와 트레이드 당시 kt 유니폼을 입은 박승욱은 이강철 kt 감독의 큰 신임을 받고 있다. 이 감독은 “박승욱은 1루와 2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1루 수비도 생각보다 괜찮아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발도 느리지 않다”면서 “박승욱을 트레이드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나쉰다. 실제 박승욱은 트레이드 후 kt에서 안정된 출전 시간을 얻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력에서 가장 많은 101경기에 나갔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 승선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주전 가능성도 열렸다. 이런 위치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선수의 말대로 처음이다. 그래서 더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이번이 주전 선수로 도약할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몇 차례 기회를 물끄러미 흘려보낸 기억이 있는 박승욱은 “몸 상태는 좋다. 준비한 대로 잘 됐다. 컨디션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지난해 가오슝 마무리캠프부터 준비를 착실히 한 덕에 컨디션은 좋다. 코칭스태프의 신임도 더 굳어졌다. 박승욱은 “몸에 힘을 붙이는 데 주력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더 신경 써서 했다”면서 “캠프에 와 본격적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컨디션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느낌은 괜찮다”고 자신했다. 이제는 그 느낌을 실전에서 보여줘야 하는데 출발은 나쁘지 않다.

박승욱은 22일(한국시간) 열린 NC와 연습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24일 경기에서도 외야로 희생플라이 하나를 날려 보내는 등 괜찮은 타격감을 뽐냈다. 수비에서도 전반적으로 몸놀림이 괜찮았다. 박승욱은 코칭스태프의 신임에 대해 “내가 감사한 일이다. 욕심 같아서는 2루를 욕심내고 싶지만, 어느 포지션이든 나가라고 하면 나가서 뛸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을 개막까지 이어 가며 자리를 굳히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박승욱은 “다는 아니지만, 뭔가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했다. 여유가 생기자, 주위를 둘러보는 눈도 넓어졌다. 부족한 점, 경쟁자들의 장점이 눈에 들어온다. 그럴수록 자만의 여지가 줄어든다. 박승욱은 자신감과 긴장감을 모두 가지고 시즌에 들어간다는 각오다. 

항상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박승욱은 “몸 관리부터 신경 써서 잘해야 한다”고 최우선과제를 다시 짚으면서 “연습경기 두 경기를 했는데 이제는 경기 컨디션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여야 한다. 연습했던 것을 경기에서도 똑같이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공·수·주에서 한 단계 올라가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욱이 느낌을 확신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분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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