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릿 콜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게릿 콜의 9년 3억2400만 달러 계약을 포함해 양키스 투수 12명의 몸값은 보장액만 7억 달러에 육박한다. 그런데 이 초호화 군단을 이끄는 투수코치는 올해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하는 초보다. 

마이너리그 경력이 풍부하지도 않다. 코치 직함을 달고 경험한 마이너리그 경기는 20번 이하. 그는 5년 전만 해도 고교 팀 투수코치였다. 투수 코디네이터, 팜 디렉터, 투구 연구 디렉터 같은 직함을 달고 메이저리그 팀에서 일했지만 코치였던 적은 거의 없었다.

뉴욕 양키스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65살 베테랑 래리 로스차일드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1985년생 만 34살 '전직 고교 코치' 매트 블레이크에게 초호화 투수 군단을 맡겼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25일(한국시간) 그와 콜이 나눈 대화로 이 위화감을 설명한다. 

콜은 블레이크 코치에게 "마운드에 몇 번 가봤어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가 손가락을 꺼내 세기 시작할 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걸 셀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라고"회상했다. 

따져묻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브라이언 캐시맨 단장에 따르면 콜은 블레이크 코치에게 "나보다 많이 가봤네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블레이크 코치는 "네가 마운드에 있을 때 찾아가는 일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 다나카 마사히로. ⓒ 연합뉴스/게티이미지
디애슬레틱은 양키스의 이 획기적인 선택이 놀랍기만 한 일은 아니라고 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30개 구단 가운데 11개 팀이 투수코치를 교체했는데, 이 가운데 8명이 메이저리그 경력 없는 인물이다.

이 매체는 "더 이상 투수코치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에 대해 깊이 알고 있어야 하고, 이 정보가 투수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젊은 나이가 이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콜이 겪었던 71살 노장 브렌트 스트롬(휴스턴) 투수코치는 메이저리그 최고령 코치다. 그렇지만 최신 투구 이론에 누구보다 열려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동시에 베테랑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까지 풍부하다. 콜을 설득하면서 샌디 코팩스의 일화를 소개하는 것은 스트롬 코치는 할 수 있지만, 블레이크 코치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블레이크 코치는 "스트롬 코치와 만나서 대화했을 때 많은 부분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는 투수들에게 들려줄 경험이 많지만, 나는 데이터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투수들도 이런 새로운 유형의 코치의 등장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콜은 "(마운드 방문 경험을 물어보면서)내가 약간 겁을 주기는 했지만, 나는 그의 편이다"라고 얘기했다. 

▲ 맷 블레이크 코치. ⓒ 뉴욕 양키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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