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2021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을 위해 소집됐습니다. 12명의 선수 중 개별 이동을 원한 3명의 선수를 제외한 9명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한농구협회에 모였습니다. 다 같이 버스를 타고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죠.
프로 구단에서 사용하는 25인승 대형 버스를 생각했던 선수들은 협회가 마련한 버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수들이 타기에는 버스 크기가 너무 작았기 때문인데요.
대표팀 선수들을 본 버스회사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버스를 빌린 사람들이 한국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죠. 평소 이 버스는 소규모 관광객들을 위한 이동수단으로 사용됐습니다. 평균 신장이 194.5cm인 농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타기엔 부적합했죠.
버스회사 측은 곧바로 25인승 대형 버스를 구해주겠다고 협회 측에 알렸습니다. 30분~1시간만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협회 측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존 버스에 선수들을 그대로 태우기로 했습니다. 대신 버스가 너무 작아 가져온 짐들은 다른 차편에 실기로 결정했습니다.
선수들은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버스를 탄 대표팀 A선수는 "의자와 의자 간격이 너무 좁았다. 잠깐 타는 거면 모르겠지만 1시간 이상 타고 가기엔 너무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기자는 버스회사의 양해를 구하고 선수들이 진천 이동시 이용했던 버스를 직접 타봤습니다(영상 참고). 참고로 기자의 키는 191cm로 전성현(29, 189cm) 선수보다 조금 크고 전준범 선수(30, 194cm)보다는 작습니다.
이 버스는 당초 25인승이었지만 리무진 버스로 개조한 후 16인승이 됐습니다. 의자 자체는 구단에서 사용하는 25인승 리무진 버스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운데 4자리는 의자 방향을 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등 비교적 공간도 넓었습니다.문제는 나머지 자리입니다. 의자와 의자 사이에 공간이 협소했습니다. 다리를 뻗을 수 없어 편치 않았습니다. 특히 맨 뒷자리에 앉으면 무릎이 앞좌석과 바로 닿을 정도였습니다. 잠깐만 앉아 있어도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버스 내부가 크지 않아 농구 대표팀 9명이 타기에는 좁아 보였습니다. 선수들은 이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을 달려 진천선수촌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대한농구협회의 이동 지원 문제가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해외 원정을 갈 때 2m 이하 선수들은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로 이동해 논란이 되자, 대표팀 선수 소속팀의 지원을 받아 좌석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수년 전부터 선수들 사이에 건의가 끊이지 않은 연습복, 유니폼 부족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팀 선수들은 1인당 훈련복 2벌, 경기 유니폼 2벌씩 받고 있습니다.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매일 빨아도 옷이 부족하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연습복이 없어 소속팀 유니폼이나 개인 옷을 입고 훈련해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이에 대한 대한농구협회의 반응은 한결 같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인데요.
하지만 어떻게 예산을 늘리고, 지금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대응책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보다 앞으로의 농구 대표팀이 더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 김성철·이강유 영상기자, 김예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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