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을 앞두고 있던 K리그가 코로나 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은 수원 삼성(파란색 유니폼)과 빗셀 고베(일본)의 ACL 1차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차승윤 인턴 기자]봄을 기다렸던 K리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개막이 잠정 연기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이 고민에 빠졌다.  

프로연맹은 지난 24일 축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 19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K리그의 2020시즌 개막을 잠정적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프로연맹은 지난 21일 K리그1 대표자회의에서 오는 29일 K리그1 개막전인 대구FC-강원FC전과 3월 1일 포항 스틸러스-부산 아이파크전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관중 경기 운영을 고려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심각해지면서 결국 긴급 이사회를 열고 리그 자체 연기를 결정했다.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내려진 개막 연기다.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프로연맹과 각 구단은 후속 대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당장 일정 구성부터 난관이다. 프로연맹은 개막을 연기하더라도 38라운드(K리그1 기준) 일정은 단축 없이 모두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연맹 한 관계자는 "리그 일정을 축소하지 않고 38경기를 최대한 치르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며 "미뤄진 초반 일정을 기존 리그 일정이 끝나는 12월이나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조정 가능하다고 본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할 경우를 위한 플랜B도 필요하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스플릿 체제로 치르는 파이널 5라운드를 생략하는 경우 등 여러 시나리오를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개막을 해도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겠나. 현시점에서 리그를 잠정적으로 연기해 치르는 것이 최선이다”라며 "지금껏 폭우나 폭설로 인해서 개막 라운드 일부 경기가 연기된 적은 있었지만 개막 일정 전체가 뒤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유례없는 현 상황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 지난 24일 프로축구연맹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K리그 개막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연기된 일정의 핵심은 향후 개막 시점이다. 이 관계자는 “리그 개막 시점을 구단들과 소통하고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 19 사태가 수그러들면 빨리 통보해 개막을 준비해야 한다”라며 “홈경기 준비가 약 일주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그것에 맞게 준비를 갖추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K리그는 물론 프로연맹 권고를 통해 무관중으로 치러질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 운영도 과제다. 특히 국내∙외 선수단의 출입국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 자체는 문제없지만 경기 시작 시점에서 선수단 출입국 절차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아시아 축구연맹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리그 개막에 맞춰 준비하던 각 구단도 선수단 운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미뤄진 일정으로 깨져버릴 수 있는 컨디션 조절이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이기 때문에 날짜에 맞춰 조절하기도 어렵고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무관중으로 진행될 ACL에 나가는 팀들은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지만 다른 팀들은 전염 우려로 연습 경기 추진조차 쉽지 않다.

익명을 원한 A구단의 B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컨디션,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 선수단을 어떻게 준비시키는지가 감독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 같다”며 "개막 연기가 불가피하지만 열심히 준비했던 선수들은 아쉬움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차승윤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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