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X김민희 신작 '도망친 여자' 베를린 공식 기자회견

▲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왼쪽)과 김민희. 출처|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SNS 영상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베를린국제영화제에 동반 참석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를 향해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2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베일을 벗은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The Woman Who Ran)'의 첫 공식행사가 열렸다.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 배우 서영화는 공식 포토콜과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 현지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30분 가까이 열린 기자회견에선 열띤 문답이 오갔다. 

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라는 제목과 관련해 '도망친 여자는 누구며 또 누구로부터 도망치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은, 결정한 적이 없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홍 감독은 "결정할 수 있었지만 그 전에 멈췄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제목을 보고 관객이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그럼에도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의 모든 여자가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친다. 수감되지 않으려고, 또는 불만족으로부터도 도망친다"고 부연했다.

▲ 왼쪽부터 홍상수 감독, 배우 서영화, 배우 김민희. ⓒ게티이미지
"영화를 시작할 때 모든 구조를 결정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예기되지 않은 반응을 담는다"는 홍상수 감독은 "첫 챕터를 촬영한 뒤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며 독특한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홍상수 감독은 한국사회의 바쁜 분위기와 전혀 다른 느린 이야기를 만드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사회의 일반적 주제를 담지 않는다. 그게 내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면서 "나는 목적을 두고 무언가를 향해 다가가기보다는 긴장을 풀고 열린 가운데서 내게 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사회의 일반화된 이야기를 내가 만들어야 한다면 좋은 작품으로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우선은 저는 감독님이 써주시는 대본대로 잘 외워서 잘 전달하면 의미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 최대한 감독님이 쓰신 의도를 나름 파악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감독님께서 (제가) 그 의도에서 벗어날 때는, 너무 벗어났을 때는 잡아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희는 "대화에서 배우들 사이에서 발생되는 이야기가 있고 서로의 반응이 있고 반응에 집중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일고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현장에서 상황을 숙지하고 감정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왼쪽)과 김민희. 출처|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SNS 영상 캡처
이날 기자회견 중에는 난데없이 홍상수 감독의 재킷에 들어있던 휴대전화가 울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내 영어로 답변하던 홍상수 감독은 "전화가 울린다"면서 당황한 듯 휴대전화를 찾아 나즈막한 한국어로 '죄송합니다'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홍 감독은 멋적은 듯 사과했고, 취재진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자 진행자는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장면같다고 눙쳤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함께한 7번째 영화이자 감독의 24번째 연출작인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4차례 진출했으며, 김민희는 3년 전 홍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도망친 여자'는 베를린영화제 첫 공개 이후 다가오는 봄 국내 개봉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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