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최고 포수로 각광받았던 강현우는 스프링캠프에서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팀 일정이 끝나도 숙소로 돌아갈 수 없었다. 어김없이 개인 훈련 일정이 시작됐다. 1시간 이상 쉴 새 없이 잡고, 던지고, 또 막았다. 진이 빠지고야 숙소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프로 세계를 전혀 모르는 신인에게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힘든 일정. 그러나 강현우(19·kt)의 얼굴에는 아직도 건전한 웃음기가 남아있었다. 당당히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완주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강현우는 “선배님들은 기본 훈련을 하고 가시지만, 나는 박철영 코치님과 엑스트라 훈련을 끝까지 계속 했다”면서 “많이 하니까 실력도 느는 것 같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훈련을 한 번도 빠진 적은 없었다”고 빙그레 웃었다.

오히려 이런 훈련이 즐겁다고 말하는 강현우다. 강현우는 “캐칭·블로킹·반사신경 훈련·홈태그 훈련·하체를 쓰는 방법·공 던지는 법 등 많은 것을 훈련했다”고 말했다. 어떤 훈련을 했는지 마치 외우기라도 한 듯 술술 나온다. 신인답지 않은 당당함과 명석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는 “짧게, 그리고 강도 높은 이런 훈련 시스템이 좋다. 특히 하체를 쓰는 방법 훈련이 만족스럽다. 어깨에 자신이 있어 손동작에만 의존했는데, 하체를 같이 쓰니 공이 더 잘 날아간다”며 성과도 분석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있었다.

이런 스프링캠프 일정은 kt가 강현우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고교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포수였던 강현우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강현우를 직접 본 kt는 “기본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포수다. 가르치는 것에 대해 흡수가 빠르다”고 흡족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야구 자체를 늦게 시작한 강현우다. 동기인 소형준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한 것과 달리, 강현우는 6학년 때야 처음으로 야구를 접했다. “뚱뚱하고, 공을 무서워하지 않아” 포수 마스크를 쓴 강현우는 급격하게 성장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친 그는 공·수를 겸비한 아마야구 최고 포수로 이름을 날렸다. kt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이 상승세가 아직 더 뻗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강현우는 “시즌에 들어가기 전 목표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고 했다. 첫 번째 반환점은 돌았다. 이제는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그는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보고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것이다. 1군에 있으면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고, 2군에 가도 실망하지 않고 주전 자리를 꿰차서 (1군에) 빈틈이 생겼을 때 올라오겠다”고 머릿속에 그린 2020년 구상을 설명했다.

그래서 지금은 ‘배움’의 시기라고 정의한다. 강현우는 바쁜 훈련 일정 중에도 선배들의 플레이를 눈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강현우는 “특히 허도환 선배님은 나보다 17살이나 많으시다. 프로에서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을 잡아내고 흡수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뒤로 물러서 있을 생각은 없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긴장을 한 적이 별로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대형 포수감의 어울리는 넓고 깊은 마인드다. 반대로 kt 포수진은 강현우의 등장에 조금씩 긴장감이 만들어지고 있다. 출발점도 다르고, 포부도 남다른 대형 포수의 성장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10년 뒤 돌이켜볼 때 투산은 그 고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투산(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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