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미스터트롯' 100인 참가자. 제공|TV조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2020년 2월 현재 가장 인기있는 TV프로그램. 두 말 할 것 없이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기획 서혜진)이다. 지난해 방송된 '미스트롯'의 뒤를 잇는 이 트로트 오디션이 준결승 진출자 14인을 가려낸 지난 20일, 시청률 30%의 벽이 무너졌다.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시청률은 전국 기준 30.4%. 27일 9회 시청률은 무려 32.7%에 이르렀다. 

30%를 찍은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한 건 전성기 시절 '무한도전' '1박2일' 이후 약 10년 만이다. 주말예능도, 지상파도 아닌 목요일 밤 종편예능이 단 8회 만에 거둔 성과다. 사람들의 관심은 신드롬 속에 탄생할 스타에게 자연히 쏠린다. 그 주인공은 누굴까.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방송 시청률은 물론 행사 판도까지 들썩거리게 만들어 둔 이 때, '미스터트롯'의 우승자가 어떤 존재가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송가인처럼? 독주 없다! 매회 바뀌는 1위 후보

몇몇 짚히는 우승 후보는 있지만, 콕 찍어 단정짓기는 어렵다. '미스터트롯'의 시청층은 전편보다 더 넓어졌고, 열기는 더 뜨거워졌으며, 그 속의 경쟁도 양상이 다르다. '미스트롯'에선 우승자 송가인이 예선은 물론이고 단체미션, 팀미션 할 것 없이 적수 없는 최강자로 군림했다. 과연 그녀가 이변없는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에선 독주하는 1인이 없다. 예선에선 '천상의 목소리' 김호중이 진을 차지했고, 본선 첫 미션에선 '트로트계 BTS' 장민호가 왕관을 썼다. 1대1 데스매치 미션에선 톡 쏘는 '막걸리' 보이스 영탁이 부상하며 진이 되더니, 기부금 미션으로 임영웅이 첫 진을 거머쥐었다. 매회 최강자가 뒤바뀌는 발견과 재발견, 재평가의 드라마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를 기다려 '미스터트롯'을 본방사수하게 하는 주요한 이유다. 

달라진 심사 방식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모두 이제껏 마스터 점수에 현장 점수를 합산해 '진'을 가려 왔으나 다가오는 결승전에선 그럴 수 없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 우려로 오는 3월 2일 열리는 결승전이 방청객 없이 열리기 때문이다. 사라진 관객 점수가 어떤 변수가 될 것인지는 방송을 통해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 제공|TV조선 '미스터트롯'
◆현역부 강세? 알고보면 사실 다 '가수'들

준결승 진출자는 총 14인. 동점자가 2명 추가합격 되면서, '미스트롯'보다 진출자가 늘었다. 덕분에 시청자는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무대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14인을 찬찬히 살펴보면 올해 중학생이 되는 13살 트로트신동 정동원이 최연소. 2000년생 김경민을 필두로 이찬원 황윤성 김희재 김수찬이 20대를 이룬다. 30대 초반에 진출자가 몰렸다. 임영웅 신인선 김호중 강태관 나태주 등이 30대 초반. 류지광 영탁은 30대 중반이고, 유일한 40대 장민호가 최연장자다. 다채로워진 재미와 함께 출연자들의 나이도 더욱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게 된 셈이다.

예선 팀 기준으로는 무서운 '올 하트' 행진을 보여줬던 신동부와 현역부A가 돋보인다. 신동부에서 김수찬, 김희재, 이찬원, 김경민 등 4명, 현역부A에서 신인선 장민호 영탁 임영웅 등 4명이 준결승을 치른다. 아이돌부에선 '로미오' 출신 황윤성이 유일한 생존자.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유소년부 정동원은 어느새 형님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가수'들의 강세. 예선 팀 구분과 상관없이 14인 준결승 진출자들은 사실상 모두가 '가수'다. 활동 기간과 인기, 장르는 서로 달라도 아마추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상당한 무대 경험을 갖췄기 때문이다. 공감을 자아내는 곡 해석과 노련한 무대 매너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경험 풍부한 실력자만 남은 만큼 작은 차이가 다른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최종승자는 누굴까? 14인14색

14인 중 1억 원 상금과 함께 초대 '미스터트롯'의 영예를 안게 된 우승자 '진'은 누구일까. 방송을 통해 보여준 실력과 활약상, 중간 인기투표 공개를 감안하면 상위권 주자들은 대여섯으로 추려진다.

준결승 직전 첫 '진'을 차지한 임영웅, 그리고 인기투표 1위에 오른 이찬원은 가장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우승 후보다. 둘 모두 큰 무대에 긴장하지 않는 무대체질의 실력파다.

이미 업계에선 주목받는 트로트 가수였으나 일반 대중에겐 그 존재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임영웅은 '미스터트롯'이 발굴한 차세대 스타다. '미스터트롯'의 솔로 무대에선 단정하고 훈훈한 '댄디가이' 스타일로 명곡을 재해석하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원곡자 노사연을 감동시킨 '바램'부터 그를 결국 '진'의 자리에 올려놓은 고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원곡자 설운도가 "나는 그렇게 못했다"고 극찬한 '보랏빛 엽서'까지, 솔로 무대마다 화제가 폭발했다. 촉촉한 목소리, 정확한 완급으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며 마스터와 시청자 모두로부터 극찬을 끌어냈다. 뜻밖의 댄스 욕심과 허당기는 인간적 매력을 더한다.

'찬또배기'란 애칭으로 사랑받는 '신동' 출신 이찬원은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 심사위원들의 전원 기립하게 한 '진또배기' 첫 무대부터 힘을 발휘한 '청국장 보이스'가 매력 만점. 탁 트인 발성과 풍부한 성량, 여기에 더해진 여유 만점의 무대매너가 '행사의 신' 탄생을 예감케 한다. 1996년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 스타일 또한 다양해 '울긴 왜 울어', '희망가' '잃어버린 30년' 등 곡마다 디테일한 해석을 더해 듣는 맛이 남다르다. 무대 위 기분좋은 미소와 눈웃음은 이찬원이 지닌 또하나의 매력포인트. '찬또위키'로 불릴 만큼 풍부한 트로트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 '미스터트롯' 준결승 진출자 14인. 왼쪽 위부터 아래로 장민호, 정동원, 나태주, 이찬운, 영탁, 임영웅, 김희재, 김호중, 강태관, 류지광, 김수찬, 김경민, 황윤성, 신인선. 출처|TV조선 '미스터트롯'
어디 이뿐이랴. 예선 '진'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김호중은 트로트에 과감하게 도전한 정상급 테너 출신이다. 성악을 전공했으면서도 트로트를 부를 땐 성악가 출신임을 깜박 잊게 될 만큼 장르와 분위기에 쏙 녹아나는데, 능청맞은 무대 위 연기와 감정 표현도 최고다. '괴물보컬'이란 평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사나이 냄새 폴폴 나는 인간미도 엿보인다.

1대1 데스매치에서 '진'을 차지한 영탁은 '막걸리 한 잔'으로 '미스터트롯'을 놀라게 한 현역 트로트 가수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히트곡이 이미 있지만, 코믹 이미지를 한번에 털고 실력파 우승후보에 등극했다. 톡 쏘는 시원한 목소리, 원숙한 무대매너는 기본이요, 다른 이들의 무대를 볼 때 보여주는 꾸밈없는 표정과 스스럼 없는 리액션이 인간적 매력을 더욱 높여줬다. 준결승전 독무대 '추억으로 가는 당신'은 영탁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예비 중1 트롯맨 정동원은 무대 밖에선 천진난만하기가 이를 데 없는 소년이지만,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오를 땐 영락없는 프로다. 13살 나이로 아버지뻘이 수두룩한 선배들을 제치고 준결승에 오른 자체가 이변이지만, 여기가 그의 끝일 리 없다. '보릿고개'로 원곡자 진성을 울리더니 '우수'로 남진을 놀라게 한 정동원. 그가 어떤 무대를 더 보일지 기대도 상당하다.

'트로트계 BTS'를 넘어선 '미스터트롯'의 큰형님으로서, 실력과 인간미, 성실성을 모두 갖춘 스타였음을 매번 보여주고 있는 장민호 역시 이번 서바이벌을 통해서 그 진가를 다시 보게 됐다. '울산 이미자' 출신의 트로트 신동인 데다 3시간 연습한 차차차로 신나는 무대를 꾸미는 춤 신동이기도 했던 김희재도 빠질 수 없다. '미스터트롯' 공식 끼쟁이 김수찬은 노래도, 댄스도, 모창도, 개그도 다 되는 팔방미인 엔터테이너로 존재감이 확실하고, 나라가 인정한 판소리꾼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모한 강태관은 국악 베이스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면서도 타 장르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유일무이 태권 트로트의 창시자이자 개척자인 나태주는 호흡을 가다듬고 하기도 힘든 발차기에 회전점프를 춤으로 소화하며 노래를 해내는 보물이다. 류지광은 미스터 코리아 출신의 훤칠한 비주얼로 출구 없는 동굴 저음의 매력을 발산한다. 신인선은 곡 마다 색다른 재해석과 전략을 더한 트로트 '브레인'이나 다름없다. 아이돌팀의 유일한 생존자 황윤성이 매번 발전하는 무대를 보여주고, 신동부 막내 '황소보컬' 김경민은 2000년생의 관록을 내뿜는다.

한 시름 덜어두고 잠시 웃고 즐길 일상의 행복이 간절한 요즘,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우리 노래를 들으며 귀호강에 안구정화까지 가능한 '미스터트롯'의 존재는 당분간 더 빛이 날 것 같다. 그 속에서 탄생할 차세대 트롯맨이 누가 되든 스타탄생 예약이다. 그 주인공은 누굴까. 마지막11회까지, 2주만 더 기다리시라.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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