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5회 세자르상 시상식장을 뛰쳐나간 여배우들. 맨 오른쪽이 아델 에넬.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로만 폴란스키의 감독상 수상에 세자르상 시상식이 발칵 뒤집혔다. 프랑스 최고 권위 시상식이 성범죄 논란의 감독에게 상을 주면서 여배우들들이 "부끄러운 줄 알라"며 벌떡 일어나 식장을 나갔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살 플레옐 극장에서 열린 제 45회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나는 고발한다'(J‘accuse, 영어제목 An Officer And A Spy)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성범죄 혐의로 미국 등에서 수배 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이번 세자르상에서 무려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격한 논란이 일었고, 세자르상 임원진이 총사퇴하고 본인도 안전상 이유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 가운데 감독상이 로만 폴란스키에게 돌아간 것. '나는 고발한다'는 이밖에도 각색상과 의상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 제45회 세자르상 시상식이 열린 28일(현지시간) 로만 폴란스키 후보 선정에 반대하는 시위대 모습. ⓒ게티이미지
▲ 제45회 세자르상 시상식장을 뛰쳐나간 아델 에넬(가운데). ⓒ게티이미지
이는 곧 격한 반발을 불렀다. 감독상 결과가 발표되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여배우 아델 에넬은 "수치스럽다"고 외치며 퇴장했다. 감독상 후보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셀린 시아마 감독이 그 뒤를 따랐고, 여러 여배우들 역시 항의의 뜻으로 우르르 식장을 빠져나갔다. 시상식장 밖에서 폴란스키 감독의 12개 부문 후보 지명에 항의하던 시위대 또한 들끓었다.

▲ 제45회 세자르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 안전상 이유를 들어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게티이미지
폴란드계 프랑스인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소아성애 및 성범죄로 악명높다. 43살 때인 1977년 배우 잭 니컬슨이 집에서 13세 소녀에게 약물과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법정에 섰고, 이듬해 선고 공판일에 프랑스로 도망가 40년 넘게 도주 중이다. 이후에도 다수의 여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고, 결국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제명됐다. 그러나 꾸준히 작품활동을 했고 이번 '나는 고발한다'는 세자르상에 앞서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세자르영화상은 프랑스 내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과 함께 그 권위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한편 이날 세자르상 작품상은 라지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이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봉준호 감독은 출연진과 함께 동영상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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