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턴 원정에서 맨유 입단 후 3경기 연속골을 넣은 페르난데스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마침내 크랙을 얻었다. 1월 말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입단한 포르투갈 대표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25)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몰아치며 맨유의 스타로 자리잡았다.

맨유는 한국 시간으로 2일 새벽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 에버턴과 1-1로 비겼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실수로 도미닉 칼버르-르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1분 페르난데스의 과감한 중거리슛이 동점골로 이어져 분위기를 바꿨다.

페르난데스는 앞서 왓퍼드와 리그 27라운드, 클럽 브뤼헤와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 연이어 페널티킥으로 득점했고, 맨유 입단 후 첫 필드골로 최근 3경기 연속골을 장식했다. 네마냐 마티치의 패스를 그대로 논스톱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골문 구석을 찌르며 자신의 창조성과 치명성, 결정력을 뽐냈다.

후반전에는 에버턴지 주도했으나 경기 통계 기록을 바탕으로 선수 평점을 매기는 후스코어드닷컴은 페르난데스에게 8점을 주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페르난데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반전에 좋은 경기를 했다. 후반전에는 더 공을 가져야 했는데 상대에게 내줬다"며 "어려운 경기였기에 승점 1점을 얻은 것도 좋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3점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는 말로 승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 

첫 필드골에도 추가 득점 의지를 보인 페르난데스는 "또한 내가 박스 밖에서 슈팅한 상황이 더 있었다. 난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란 게 이렇다. 이제 더비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다음 경기를 바라봤다.

포르투갈 명문 클럽 스포르팅 리스본의 주장으로 득점과 도움 양면에서 경이로운 포인트를 쌓았던 페르난데스는 자신의 포르투갈 이력이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페르난데스는 프리미어리그 4경기 출전만에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클럽 노바라에서 뛰던 시절 안드레아 피를로를 연상케 하는 딥라잉 플레이메이커로 뛰다가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프리롤을 맡아 만개한 페르난데스는 볼 소유 능력, 볼 배급력에 슈팅력을 두루 갖춘 전천후 미드필더다. 프랑스 대표 폴 포그바를 영입하던 당시 맨유가 원한 중원 지배력과 창조성을 갖춘 선수로, 합류와 함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의 핵심 영입인 페르난데스는 새로운 맨유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2월 맨유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빠르게 맨유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페르난데스는 이미 맨유 라커룸에서도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맨유 선수들은 스페인 전지훈련 당시 친화력을 보인데다 경기 중 수비 가담도 부지런히 하는 페르난데스의 헌신에 감동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맨유 선수단에 융화된 페르난데스는 벌써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영입생 해리 맥과이어가 주장을 맡은 맨유는 또 다른 영입생 페르난데스가 공격 지역의 중심축을 이루며 새로운 판을 만들고 있다. 솔샤르 감독이 최전방에 배치해 자신의 장점을 보이고 있는 앙토니 마르시알, 유스 출신 성공작 메이슨 그린우드, 임대 영입생 오디온 이갈로 등으로 투톱을 구성한 뒤 2선에 페르난데스를 배치한 4-3-1-2 포메이션은 페르난데스의 장점을 극대화한 전술로 솔샤르 감독의 새로운 노림수가 되고 있다.

수비 라인을 젊고 역동적인 선수들로 재편하고, 프레드와 마티치, 스콧 맥토미나이 등 창조성, 노련미, 활동력을 두루 갖춘 허리를 구축한 맨유는 스쿼드의 균형을 찾았다. 솔샤르 감독은 전술, 전략은 물론 선수들로부터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을 연상케 한다는 카리마스로 맨유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솔샤르 감독은 "두 팀 모두 자격이 있었다. 우리는 전반전, 그들은 후반전에 잘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맨유는 어느새 리그 5위로 올라서 유로파리그 우승 외에도 리그 순위를 통한 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도전이 가능한 위치에 왔다. 4위 첼시(45점)와 승점 차이는 3점이다.

솔샤르는 "우린 프리미어리그 순위표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그냥 매 경기를 생각한다. 오늘은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었다"며 순위에 집착하지 않고 좋은 경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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