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운데)와 은메달리스트 김연아(왼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오른쪽) ⓒ GettyI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최고의 이변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일어났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30)는 잠시 휴식기를 보낸 뒤 아이스링크에 복귀했다. 특별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그의 올림픽 2연패는 이루어지는 듯 여겨졌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A급 국제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4)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후 판정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줄곧 올림픽 챔피언다운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밝힌 그는 2일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소트니코바는 러시아 타스통신 등 매체와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공식적으로 선수 생활을 끝맺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소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판정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당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은 물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실수없이 경기력을 펼쳤다. 그러나 4년 전 밴쿠버에서 기록한 당시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에 미치지 못하는 219.11점에 그쳤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각 기술에서 엄청난 수행점수(GOE)를 받았다. 또한 스케이팅 경력으로 차근차근 쌓이는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도 불과 2개월 만에 엄청나게 올라갔다.

소트니코바는 올림픽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홈어드밴티지로 우승한 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초 그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메달 후보로 주목받지 않았다.

소트니코바는 2011년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2015~2016 시즌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 GettyIimages

2011년 B급 대회인 골든 스핀에서 우승한 소트니코바는 소치 올림픽까지 11번의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지 못했다. 단 한 번 출전했던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2013년)에서는 9위에 머물렀다.

소치 올림픽에서도 후배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22, 은퇴)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 단체전 우승의 주역이었던 리프니츠카야는 여자 싱글에서 부담을 이기지 못하며 실수가 쏟아졌다. 반면 주목을 덜 받았던 소트니코바는 리프니츠카야를 대신해 러시아 관중들의 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소트니코바가 금메달리스트로 선정되자 '전설' 카타리나 비트(독일)도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김연아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연기를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결과는 이해할 수 없다. 난 실망했고 조금은 화도 난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내는 물론 북미와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이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국 선수를 향한 편파 판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 논란에 소트니코바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2014~2015 시즌 그는 휴식을 선언했다. 2015년 ISU 챌린저 대회인 모르비안 오픈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이어 출전한 골든 스핀에서는 6위에 그쳤다. 본인의 마지막 무대가 된 ISU 그랑프리 대회는 러시아에서 열렸다. 2015년 ISU 로스텔레콤컵에 출전한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소트니코바는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도핑 의심 대상자 명단에 오르며 구설에 올랐다. 여러모로 상황이 불리해진 그는 결국 부상으로 이유로 올림픽 출전을 접었다.

애초 소트니코바는 러시아의 간판선수가 아니었다. 러시아는 소트니코바보다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리프니츠카야에게 기대를 걸었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 소트니코바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21)와 알리나 자기토바(19, 이상 러시아) 등 후배들에게 밀렸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아니었던 그는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큰 짐을 버티지 못했다.

또한 소트니코바는 훈련보다 TV프로그램 출연과 모델 활동, 뮤지컬 출연 등에 주력했다. 결국 그는 '영향력 없는 올림픽 챔피언'으로 빙판을 떠나게 됐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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