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다율 볶음짬뽕 제우스FC 004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정다율 볶음짬뽕 제우스FC(이하 ZFC) 네 번째 대회가 막을 올렸다. 언더 카드 6경기, 메인 카드 5경기가 차례로 열렸다.

널찍한 홀이 한산했다. ZF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방역이 철저했다. 대회 전날 계체에서도 열 감지기를 통해 체온 측정이 이뤄졌다. 행사장 안 소독도 진행됐다. 관계자, 기자진에게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제공됐다.

무관중 경기는 모두에게 독특한 경험이다. 징계를 받지 않는 이상 체험할 일이 없다. 

파이터에게도 그랬다. 관중없이 싸우는 일은 색달랐다. 다들 처음이었다. 하나 금세 적응했다.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메인 카드 2경기에 나서 1라운드 TKO승을 거둔 김상욱(팀 스턴건)은 "관중이 없어서 처음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결국 똑같더라. 프로라면 관중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내 기량을 온전히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파장에도 한국을 찾은 카밀라 리바롤라(30, 프랑스)도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관중이 없었지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관중 유무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오히려 관중이 없어서 부담없이 즐기며 경기한 느낌이 있다."

▲ 국내 프로 스포츠가 코로나19 여파에 '잠정 중단' '무관중 경기' 카드를 집어들었다. ⓒ 곽혜미 기자
한국 스포츠가 올스톱됐다. 기약 없는 3월 첫 발을 뗐다.

애초 3월은 축구 야구가 개막하고 농구 배구 플레이오프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 하나 이 같은 봄맞이는 2020년 볼 수가 없다. 코로나19 확진세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는 탓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일을 기점으로 2019-2020시즌 잔여 일정을 무기한 중단했다. 지난달 말 전주 KCC 이지스 숙소에 확진자가 발생한 일이 결정적이었다.

2일 이사회를 연 KBL은 올 시즌 정규 리그를 오는 28일까지 일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일단 4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재개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V리그도 멈춰 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같은 날 자체 회의를 열어 올 시즌 정규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로 잔여 일정을 소화했지만 몇몇 구단 관계자가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자 전격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제 국내 프로 스포츠 ‘빅4’ 가운데 여자농구만이 홀로 남았다. 여자 농구 역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프로 축구가 새 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고 프로 야구도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범경기를 취소했다. 한국 스포츠가 '올스톱'됐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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