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프로농구는 지난달 21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하고 있다. KBL은 약 4주 동안 시즌 중단을 선언했지만, WKBL은 계속해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 WKBL
▲ KBL 이인식 사무총장이 2일 긴급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들 앞에서 얘기하고 있다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남자농구는 멈췄는데 여자농구는 계속한다.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이유가 있을까?

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가 오래가고 있다. 국내 확진자 수만 4,200명, 사망자는 20명을 넘어섰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프로 스포츠는 빨간불이 켜졌다. 배구는 시즌을 무기한 중단했고 축구는 개막을 연기했다. 야구는 시범경기를 취소했고 핸드볼은 아예 시즌을 일찍 접었다.

이런 와중에 2일 남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한국프로농구연맹)과 여자프로농구를 운영하는 WKBL(여자프로농구연맹)이 나란히 이사회를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처와 시즌 중단, 일정 축소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남자농구는 상황이 급박했다. 지난달 29일 전주 KCC 선수단이 묵은 숙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3월 1일부터 시즌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현재 KCC 선수단은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보내고 있다. KCC와 경기한 부산 KT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은 불가능이었다. 오전 8시부터 긴급 이사회를 진행한 KBL은 결국 28일까지 시즌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상황이 좋아지면 앞당겨 시즌이 시작될 수 있지만 그 반대가 된다면 재개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시즌 재개 및 플레이오프 일정은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같은 날 이사회를 한 WKBL은 KBL과 다른 결과를 도출했다. 시즌을 그대로 치르기로 결정한 것.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무관중 경기를 그대로 이어 가기로 했다.

두 연맹이 다른 의사결정을 낸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농구는 확진자와 같은 숙소를 이용한 선수들이 나타났다. 같은 시간대에 선수들 동선이 확진자와 겹치지 않고 증상도 없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결국 구단과 선수들은 숙소 격리를 선택했고 KBL도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WKBL도 지금 상황이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WKBL은 2일 이사회를 끝내고 "WKBL 선수단 및 관계자 중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 대상자가 발생하는 경우 정규 시즌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 대상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아무리 확산되도 시즌 중단은 없다는 의미다.

사실 KBL도 KCC 선수단과 코로나19 확진자가 같은 숙소에 머무른 일이 알려지기 전까지 시즌 중단을 고려하지 않았다. 시즌 중단을 선언한 하루 전까지도 "시즌 중단을 하려면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 아직 이사회 개최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일이 터져야 시즌을 중단했다. 그전까진 강행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대해 KBL과 WKBL이 다른 결정을 내렸지만,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다르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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