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와 알렉스 브레그먼, 호세 알투베(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동네북 신세다. 불법 사인 훔치기가 적발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야구 팬들의 비난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조롱받는 처지가 됐다.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는 3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에서 타자에게 구종과 코스를 공개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4회 세 번째 투수로 나와 3이닝을 던진 그는 글러브로 방향을 표시하거나, 글러브를 벌려 구종을 보여주는 듯한 행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바우어는 휴스턴 선수들과 앙숙이다. 게릿 콜(양키스)과 같은 UCLA 출신인데 사이가 좋지 않다. 휴스턴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회전수가 갑자기 늘어났다며 파인타르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도 있다. 알렉스 브레그먼과는 트위터로 설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브레그먼 팬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사이버 괴롭힘'을 조장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사인 훔치기가 사실로 드러난 뒤에는 "사기꾼들이 미안한 줄도 모르고 날 조롱했다"며 그동안 휴스턴 선수들이 자신에게 보인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바우어가 다저스전에서 한 행동은 단순히 기행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감정의 표현이었다.

▲ 트레버 바우어.
시카고 컵스 앤서니 리조와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ESPN 전국 중계에서 휴스턴을 조롱했다. 두 선수는 마이크를 차고 경기에 나섰는데, 여기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을 떠오르게 할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리조는 "지금 투수가 무슨 공을 던질지 생각하고 있다"며 "누가 날 위해 (쓰레기통을) 두드려 줬으면 좋겠네"라고 말했다. 휴스턴이 타자에게 사인을 전달하는 데 쓴 쓰레기통 두드리기를 언급한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포수 제이슨 카스트로를 향해 "지금 중계 부스에서 사인을 전달받고 있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런데도 우려했던 '물리적인' 공격은 없는 분위기다. 휴스턴은 3일까지 9차례 시범경기에서 7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공동 5위 기록이지만 타자들이 공격받고 있다는 결론을 내기에는 적은 수치다.

디애슬레틱 제이크 카플란 기자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투수들이 휴스턴 타자들을 고의로 맞히는 일은 많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위협구로 출전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고, 벌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