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SK가 활용하고 있는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는 미리 잡힌 대학리그 관계로 연장 계약이 불가능하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캠프 연장을 추진했던 애리조나 4개 구단이 모두 예정대로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결정적으로 뛸 경기장이 없다.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KBO리그 구단들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4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삼성과 LG, 호주에 있는 롯데, 미국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에 있는 KIA가 캠프 연장을 확정했다. 다만 나머지 구단들은 현재 연장 없이 귀국하거나, 혹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관심을 모은 미 애리조나주 체류 4개 구단(SK·NC·kt·한화)은 연장이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대안을 찾지 못한 NC와 한화는 예정대로 귀국한다. 한화는 항공편 문제로 오히려 계획보다 하루 먼저 들어온다.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를 쓰는 kt와 SK는 아직 확정을 짓지 못했으나 예정대로 귀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활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아직 구하지 못한 탓이다. 

현재 연장이 확정된 구단들은 모두 현재 사용하는 경기장과 숙박 시설을 연장할 수 있는 팀들이다. 투산도 숙박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장이 없다. 현재 쓰고 있는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는 연장이 불가능하다. 가뜩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탓에 경기장 활용에 제약이 많은데, kt와 SK가 떠난 뒤에 대학리그 일정을 이미 잡아둔 터라 더 빌려줄 수가 없다.

SK는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자 가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경기장 수배에 나섰다. 구단은 투산 인근이 아닌, 한참 떨어진 라스베이거스까지 범위를 넓혔다. 라스베이거스에 쓸 만한 경기장 하나가 있었지만 경기장 측에서 부르는 조건을 듣고 난색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부르는 돈이 상상 이상이었다. 구단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자 결국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투산에서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피닉스도 샅샅이 뒤졌지만 프로 선수들이 뛸 만한 경기장이 없었다. SK는 6일(한국시간)까지는 최선을 다해 대안을 찾아보고, 안 되면 귀국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 계획을 정했다. 귀국 준비에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정을 더 미룰 수는 없다.

SK의 사정이 이런데 kt의 사정이라고 다를 게 없다. kt도 경기장을 찾지 못하면 귀국길에 오른다. 사실 경기장이 하나만 있어도 두 팀이 연습경기를 치르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아무 경기장에서나 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애리조나는 찾는 팀들이 많아 항상 경기장이 부족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정규시즌 개막 연기가 유력한 만큼 팀들은 귀국 후 자체 청백전을 통해 팀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나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아무리 철저하게 방역을 한다고 해도 불의의 감염이 있을 수 있어서다. 당장 지금 시점에는 가족들부터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판이다.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애리조나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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