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행위와 사과 태도를 강하게 비난한 알렉스 로드리게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975년 동갑내기이자,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알렉스 로드리게스(45)와 데이비드 오티스(45)는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었다. 그러나 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거나(로드리게스), 강한 의혹을 받은(오티스) 선수들이기도 하다.

도덕성 측면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두 선수다. 그런데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논란을 바라보는 온도차는 미묘하게 다르다. 나란히 휴스턴의 행위를 비판한 것은 맞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진지한 사과를 촉구한 반면, 오티스는 내부 고발자의 행위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해설가로 활동 중인 로드리게스는 4일(한국시간) 중계방송 도중 “팬들은 (휴스턴 선수들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면서 휴스턴의 행위와 사후 대처를 싸잡아 비난했다. 로드리게스는 “그들은 속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출전 정지 징계도 없었고, 양심의 책임도 느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로드리게스는 자신의 약물 복용을 뉘우쳤다. 로드리게스는 “난 MLB 역사상 가장 긴 출전 정지를 받은 인물이다. 3500만 달러라는 큰 금전적 손해도 봤다. 하지만 난 그럴 만 했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로드리게스는 2013년 약물 양성 반응으로 2014년 시즌 전체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선수 생명이 기로에 섰던 기억이 있다. 복귀 후에도 야유에 시달렸다.

오티스도 2월 중순 휴스턴의 행위를 비난한 바 있다. 오티스 또한 휴스턴 선수들의 사과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휴스턴 선수들은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 결이 조금 달랐다. 오티스는 오히려 내부 고발자로 알려진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를 향해 “이 이야기를 꺼내든 투수에게 화가 난다”면서 “돈을 번 다음에, 우승 반지를 받은 다음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 일이 진행되던 시점에 이야기를 하는 게 어땠을까? 난 그래서 그가 밀고자로 보인다”고 비판했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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