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로고.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고유라 기자] KBO가 현실적 한계 안에서 대책을 마련했다.

KBO는 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서울히어로즈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부당한 구단 경영 개입 의혹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KBO는 지난해 11월 언론 보도를 통해 현재 KBO 관련 활동 정지 징계 상태인 이 전 대표이사의 구단 경영 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약 4개월 간 조사에 나섰다.

KBO 조사위원회는 약 4개월에 걸쳐 제보 내용 및 수집된 자료의 확인, 수 차례에 걸친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하여 가능한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조사를 실시하였고, 상벌위원회는 조사위원회 결과보고서와 이 전 대표의 직∙간접적 경영 개입이 의심되는 여러 정황 및 관련 자료, 구단 자체 감사 결과, 제재 대상인 구단 및 구단 관계자의 진술 등을 취합해 종합적으로 심의했다.

그러나 현실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전 대표이사는 KBO로부터 구단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징계를 받았지만 여전히 구단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구단 경영에 참여해도 KBO가 이를 법적으로 막을 '강제력'이 없다. 특히 현재 구속 상태인 이 전 대표이사 면담이 2번이나 취소되면서 만남이 불발됐다. 현 구단과 이 전 대표이사 측의 이견을 조사하는 데 이어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듣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

이 때문에 KBO의 구단 2000만 원 제재금 부과, 하송 현 대표이사, 김치현 단장, 고형욱 상무, 박종덕 관리이사 엄중경고 조치는 4개월에 걸친 조사 결과를 담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허민 의장은 이 전 대표이사의 경영 개입 연루 의혹은 있으나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없어 징계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 ⓒ곽혜미 기자

KBO는 대신 재발방지에 방점을 뒀다. KBO는 "KBO의 제재 및 결정 사항 준수와 해당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구단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투명 경영 관리인을 히어로즈 구단에 파견하기로 했다. 투명 경영 관리인은 앞으로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선수단 운영, 프로야구 관련 계약, KBO가 주관하는 모든 리그의 운영에 관한 사항 등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것을 방지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경영 관리인 문제는 구단과 논의해봐야겠지만 KBO에서는 중견급 인사를 파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주 권리와 구단 경영을 분리시키는 게 목적이다. 앞으로 리그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BO가 구단에 관리인을 파견하는 것은 KBO가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 2007년 현대 유니콘스를 위탁 관리할 때도 없었던 일. KBO 관계자는 "관리인이 어느 정도까지 구단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지는 구단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KBO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외부인이 아니라 KBO 내부자가 직접 가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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