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픈 커리가 127일 만에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로 돌아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스테픈 커리(32,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31일(이하 한국 시간) 이후 127일 만에 복귀.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번뜩이는 노룩 패스와 외곽슛으로 팀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커리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19-2020 NBA 정규리그 토론토 랩터스와 홈 경기에서 23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1턴오버를 기록했다. 27분 출전에 야투율 37.5%(6/16) 외곽슛 성공률 25%(3/12) 자유투 성공률 100%(8/8)를 챙겼다. 코트 마진은 -13점.

골든스테이트는 동부 강호를 맞아 선전했다. 그러나 막판 뒷심이 모자랐다. 113-121로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커리 복귀를 기점 삼아 남은 기간 반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무득점 그친 1쿼터…패스로 예열한 감각

7-7로 팽팽히 맞선 1쿼터 2분 15초. 커리는 환상적인 비하인드 백패스로 복귀 두 번째 어시스트를 챙겼다. 앞서 마퀴스 크리스 레이업 슛을 돕는 'A패스'로 첫 도움을 신고한 상황.

커리는 1분도 지나지 않아 토론토 코트 오른편에서 골 밑에 서 있던 앤드루 위긴스에게 질 좋은 노룩 패스를 건넸다. 미국 중계진이 "왓 어 뷰티풀 패스(What a beautiful pass)"를 연발했다. 체이스 센터가 뜨거워졌다.

첫 야투는 1쿼터 3분쯤. 전매특허 장거리 3점슛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함성이 터졌다. 하나 커리 손을 떠난 공은 림을 크게 튕겼다. 탄식이 흘렀다.

1쿼터 기록은 득점 없이 1리바운드 3어시스트.

◆불안한 2쿼터 출발, 그래도 '명불허전'

2쿼터 시작과 함께 코트를 밟은 커리는 노만 포웰에게 공을 뺏겼다. 이날 첫 턴오버.

첫 득점은 경기 시작 14분 만에 나왔다. '3점 플레이'로 거뒀다.

29-39로 끌려가던 2쿼터 1분 51초. 커리는 토론토 오른쪽 엘보 지역에 진입했다. 이후 펌프 페이크 뒤 오른손 플로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옛 동료 패트릭 맥카우와 몸을 부딪혔다. 의도적인 접촉. 기어이 심판 파울콜을 유도했다. 커리는 자유투까지 깔끔히 성공시켰다.

스코어 32-39. 팀이 점수 차를 7점으로 좁히는 데 한몫했다.

장기인 3점슛도 얼마 안 돼 모습을 비쳤다. 35-49로 뒤진 2쿼터 4분 20초. 커리는 왼쪽 45도에서 외곽슛을 쏘아올렸다. 후안 토스카노-앤더슨 킥아웃 패스를 부드럽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쿼터 종료 3분 24초 전에도 커리는 '딥 스리'를 꽂았다. 불안정한 슛 릴리스에도 공이 깨끗하게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안방이 들썩거렸다. 벤치에 앉아 있던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도 몸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보는, '골든스테이트스러운' 장면이었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 슈팅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2구를 더했다.

2쿼터 기록은 11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턴오버.

3쿼터 들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4분도 안 돼 4점 2어시스트를 수확했다. 중계를 맡은 TNT 레지 밀러 해설위원은 "골든스테이트가 확실히 달라졌다. 공이 제때 돌고 선수단 에너지 레벨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명백한 '커리 효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백미는 4점 플레이였다. 66-75로 끌려가던 3쿼터 4분 45초. 커리는 카일 라우리 컨테스트를 뚫고 코트 정면에서 3점슛을 넣었다. 파울까지 얻어 낸 메이드. 팀 스코어에 순식간에 4점을 더했다.

3쿼터 기록은 8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4쿼터 초반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공을 쥐고 적극적으로 토론토 코트를 누볐다. 그러나 플레이가 득점, 어시스트로 연결되진 않았다. 야투 2개 모두 실패했다.

95-97로 근소하게 뒤진 4쿼터 4분 5초쯤. 커리는 리바운드 1개를 추가하고 벤치로 들어갔다.

경기 종료 3분 51초 전 다시 코트를 밟았다. 점수 차는 7점. 

커리는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오는 환상적인 1인 속공을 보였다. 106-113으로 끌려가던 4쿼터 10분.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빠르게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기세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림까지 돌진했다. 마무리는 눈부신 리버스 레이업 슛. 체이스 센터에 "MVP"가 울려퍼졌다. 

끝내 승패를 뒤집진 못했다. 하나 커리는 슈퍼스타다운 승부처 집중력을 복귀전에서 증명했다.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잔여 시즌 기대감을 키우게 만들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애초 커리는 나흘 전 복귀할 계획이었다. 지난 2일 워싱턴 위저즈 전을 복귀 무대로 삼았다.

하나 구단이 말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 몸 상태를 마지막까지 신중히 살폈고 일정을 조율했다. 플레이오프(PO) 진출 실패가 결정된 상황에서 에이스 복귀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커리는 구단 산하 G리그 팀인 산타 크루스에 합류해 훈련했다.

커리는 지난해 10월 31일 피닉스 선즈와 홈 경기에서 왼손 골절상을 입었다. 곧장 수술대에 올랐다. 커리 퇴장과 함께 골든스테이트는 급전직하했다.

6일 경기 전까지 14승 48패,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으로 PO 진출에 실패했다.

커리는 올 시즌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4경기를 뛰었다. 경기당 평균 20.3점 5리바운드 6.5어시스트 1.3스틸 외곽슛 성공률 24.3%를 챙겼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19경기가 남은 상황. 2010년대 NBA에 '외곽의 시대'를 열어젖힌 슈퍼스타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국내외 팬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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