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두 차례 연장계약을 선택한 반면, 무키 베츠(사진)는 연장계약 대신 시장에 나가는 쪽을 선택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크리스티안 옐리치(29)가 현 소속팀 밀워키와 장기 연장 계약을 맺었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현재만 놓고 보면 구단 친화적인 계약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밀워키는 6일(한국시간) 옐리치와 7년 연장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옐리치는 현재 내년까지 팀과 계약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뒤인 2022년부터 2028년까지 7년의 계약 기간을 더 추가하는 조건으로 1억8850만 달러를 더 받는 계약에 합의했다. 더불어 2029년에는 2000만 달러의 상호 옵션(바이아웃 650만 달러)이 있다.

어마어마한 계약이지만 옐리치이기에, 그리고 최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시세를 생각할 때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간 성적만 놓고 보면 옐리치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등 리그 최고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만 29세의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밀워키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옐리치는 (전 소속팀) 마이애미와 7년 4957만 달러에 계약했었는데, 만약 그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오프시즌에 FA 선수가 됐을 것이다. 2018년 MVP, 2019년 MVP 투표 2위인 옐리치는 최소 3억5000만 달러 이상, 아마도 4억 달러에 이르는 10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겨울 LA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에 계약한 앤서니 렌던의 사례를 들어 옐리치의 계약은 분명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옐리치는 (렌던에 비해) 더 나은 선수지만, 30세부터 36세 사이에 렌던보다 시즌당 800만 달러를 덜 번다. 또한 옐리치는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보다도 더 나은 선수지만, 32세에서 36세 사이에 골드슈미트는 옐리치보다 겨우 100만 달러 적은 연봉을 받는 것”이라고 비교했다.

로젠탈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밀워키는 분명 이번 2억 달러 이상의 보장이 도둑질이 될 정도의 계약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계약이 2021년 최대어인 무키 베츠(LA 다저스), 2022년 최대어인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의 계약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로젠탈은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팀과 협상할 수 있는 선수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ESPN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더 구체적으로 옐리치와 베츠를 비교했다. 옐리치는 FA 자격을 얻기 전 마이애미와 연장계약을 했고, 이번에도 FA 자격을 다시 얻기 전 또 한 번 연장계약을 선택했다. 반대로 베츠는 보스턴의 연장계약을 계속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 명백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FA 자격 취득까지 1년 남은 베츠의 미래 연봉을 감당할 수 없었던 보스턴은 결국 시즌이 시작되기 전 LA 다저스와 트레이드에 응했다.

파산은 “베츠는 최악의 시즌에서도 5.9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했다. 최고WAR은 10.9이며, 5년간 평균 WAR은 7.9다. 베츠는 10년 3억5000만 달러를 비웃을 것이며, 4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사실 옐리치도 (정상적으로 FA 자격을 얻었다면) 그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산은 베츠가 마냥 희생한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연봉조정을 통해 계속 연봉이 올랐고, FA 시즌 전까지 거의 6000만 달러를 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21년에는 4억 달러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옐리치보다 2억 달러를 더 벌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두 선수의 경력을 감안해야겠지만, 선수의 기량 차이보다 연봉 차이가 훨씬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파산은 "옐리치를 고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의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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