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는 전열을 재정비해 가을야구 재도전에 나선다 ⓒkt위즈

해외 스프링캠프를 떠났던 KBO리그 10개 구단이 속속 돌아온다. LG가 가장 먼저 7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면서 다른 팀들도 줄줄이 귀국길을 준비하고 있다. 2월 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진행한 스프링캠프. 무엇을 얻고 어떤 희망을 발견했을까. 또한 앞으로 보완해야할 불안요소와 지켜봐야할 체크포인트는 무엇일까. 스포티비뉴스는 3일에 걸쳐 '우리팀을 말해줘' 시리즈를 싣는다. 각 구단 담당기자가 취재한 스프링캠프의 방대한 내용을 압축해 핵심 포인트만 짚었다. 한눈에 보는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결산이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만년 최하위 팀이 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이라는 ‘마법’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내공이 부족했다. 막판에 힘이 달렸다.

kt는 오프시즌 중 그 모자랐던 내공을 채워 넣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이 정도를 했으니 올해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문은 애당초 외지 않았다. 모든 것을 보수적으로 계산했고, 전력 보강에 도움이 되는 새 마법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모든 마법사들이 자신의 공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땀을 흘렸다.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발휘할 때다.

kt는 올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나름의 대업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해에 비해 전력 이탈 요소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보강 요소와 희망 요소가 더 돋보인다. 지난해 밑그림을 그린 마운드는 더 강해질 채비를 마쳤고, 기대에 못 미쳤던 타선은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신입 마법사들의 면면도 제법이다. 2020년 봄, kt의 마법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살짝 들춰봤다.


◆주요선수 IN&OUT
▶IN :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이보근, 김성훈(이상 2차 드래프트), 허도환(트레이드), 소형준(신인)
▶OUT : 라울 알칸타라, 윤석민(트레이드), 이해창 김대유(2차 드래프트)

▲ kt의 외국인 선수들은 팀을 이끌 주축으로 기대를 모은다. 왼쪽부터 쿠에바스-데스파이네-로하스 ⓒkt위즈

◆우리팀 강추! 외국인선수
▶‘새로운, 나아질, 그리고 벼르는’

지난해 13승을 거둔 윌리엄 쿠에바스와는 재계약했다. 2년 연속 정상급 성적을 낸 멜 로하스 주니어와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확실한 에이스감을 원했던 kt는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라울 알칸타라(두산)를 고심 끝에 포기하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새로 추가했다. 외국인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난해 이상의 승리기여도는 기대할 만하다.

로하스는 지난해 “몸이 둔해졌다”는 비판을 의식이라도 하듯 날렵해져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해 비판을 통해 자신이 마냥 보호받을 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올해는 그런 잡음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각성할 로하스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다. 쿠에바스는 변화구를 더 다듬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수준급 변화구로 지난해 13승을 따냈다. 기본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최대 기대주는 데스파이네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것도 영리한 베테랑이다. 경기운영능력과 변화구의 완성도는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손재주에 투구폼까지 변칙인데 보는 맛이 있다. 두 얼굴의 데스파이네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나온다. 데스파이네가 상대 1선발과 대등하게 싸워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kt 로테이션의 업그레이드와 다름 아니다.

▲ 뛰어난 구위로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은 소형준은 올 시즌 신인왕 유력 후보다 ⓒkt위즈

◆우리팀 강추! 새 얼굴 새 전력
▶ 기대 이상 신입 마법사… 괴물 소형준이 떴다

이강철 kt 감독은 “투구를 보면 안구가 정화될 수준”이라고 했다. KBO리그 통산 152승을 거둔 대투수의 입에서 나온 최고의 찬사다. 이 감독의 눈이 향하는 선수는 올해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우완 소형준이다.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당당히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 선수는, 왜 kt가 2020년 신인드래프트를 그토록 고대했는지 충분히 증명했다.

최고 150㎞를 때리는 강력한 구위도 구위지만, 무엇보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로는 패스트볼로, 때로는 변화구로 모두 카운트를 잡을 줄 안다.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kt 코칭스태프가 입을 다물지 못한 이유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의 개막 로테이션 포함을 유력한 선택지로 두고 있다.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한다면 kt는 또 한 번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오태곤(왼쪽)과 문상철은 마지막 남은 주전 한 자리를 놓고 1루에서 다툰다 ⓒkt위즈

◆우리팀 강추! 미워도 다시 한번
▶ 1루수가 누구야? 오태곤-문상철의 '배틀 그라운드'

외야는 사실 변화의 여지가 크지 않다. 내야 주전 자리도 거의 확정됐다. 3루 황재균, 유격수 심우준, 2루수 박경수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개막전 첫 수비에 나설 것이다. 문제는 1루수다. 지난해부터 계속 적임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숙제가 쉬이 풀리지 않는다. 1루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kt는 마법봉을 제대로 휘두를 수 없다.

경쟁구도는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 오태곤과 문상철이다. 오태곤은 지난해 팀의 1루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다. 문상철은 시즌 막판과 마무리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경쟁구도에 승선했다. 다만 스프링캠프까지 확실한 승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혹은 이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고민이다. kt 코칭스태프의 숙고는 개막 이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기대치는 확실한 선수들이다. 퓨처스리그(2군)를 홈런으로 폭격했던 문상철은 펀치에서 장점이 있다. ‘터지면’ 20홈런 이상 타자다. 이 감독은 “훈련은 열심히 했다. 선수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기회는 줘야 한다”고 했다. 오태곤은 장타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발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감독의 성향에 딱 맞는 선수다. 이 감독은 물론 모든 감독들이 오태곤을 포기하지 못한 건 다 이유가 있다. 

박승욱의 1루 기용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2루에 가야 할 선수다. 황재균의 1루 전향은 아직 만지작거리는 선택지가 아니다. 두 선수 외 1루를 볼 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승자 독식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어쨌든 kt는 여기서 결론을 내야 한다. 몇 년간 팬들의 속을 태웠던 두 선수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 이보근은 지난해 정립된 kt 불펜 필승조의 새 전력이자 든든한 보험이 되어야 한다 ⓒkt위즈

◆우리팀 불안요소&체크포인트
▶ 지난해 성적을 믿지 말라? 증명이 필요한 시간

kt는 보수적으로 시즌을 계산했다. 현명한 행보였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이끌었던 선수 중 상당수는 그런 성적을 낸 적이 처음인 선수들이었다. 마운드의 배제성과 주권, 타선의 김민혁과 심우준과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대개 “3년 정도는 성적을 이어 가야 자기 경력이 된다”는 말이 있다. kt의 마법사들은 이를 증명해야 한다. 한 시즌 신을 냈다고 MP가 떨어지면 곤란하다. 어쩌면 kt는 팀 전체가 증명의 시간이다.

체크 포인트는 역시 마운드다. kt는 이 감독의 부임 이후 ‘투수의 팀’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있다. 실제 가장 자신이 있는 곳도 마운드다. 지난해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기에 이보근 박세진 등 기대를 모으는 자원들이 조금 더 있다. 개막 13인을 두고 이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해 수준에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다면 kt도 시즌 전체를 놓고 해볼 만한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외야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 내야는 백업 승선이 치열할 전망이다. 오태곤과 문상철을 모두 1군 엔트리에 데려간다면, 중앙 내야 백업은 전쟁터가 된다. 포수 백업은 허도환과 강현우가 경쟁한다. 그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2군도 주목해야 한다. 진짜 강팀은 2군에서 1군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선수들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 씨는 계속 뿌리고 있는데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던 게 kt의 현실이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kt 담당 기자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7일>
①두산을 말해줘…"우승팀의 목표는 우승입니다" (오전 8시)
②kt를 말해줘…"2020년 봄, 마법학교에서 있었던 일" (낮 12시)
③NC를 말해줘…"평가전 무적, 대권 도전도 꿈 아니다" (오후 5시)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8일>
④SK를 말해줘 (오전 8시)
⑤삼성을 말해줘 (낮 12시)
⑥롯데를 말해줘 (오후 5시)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9일>
⑦KIA를 말해줘 (오전 8시)
⑧한화를 말해줘 (오전 11시)
⑨키움을 말해줘 (오후 2시)
⑩LG를 말해줘 (오후 5시)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