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스라엘 아데산야(30, 나이지리아)가 MMA 19연승을 완성했다.

기상천외한 전략을 들고나온 요엘 로메로(42, 쿠바)를 가까스로 따돌렸다. UFC 미들급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아데산야는 8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48 메인이벤트에서 로메로를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48–47, 48–47, 49–46)으로 이겼다.

시작부터 인상적이었다. 로메로가 가득을 바짝 올리고 멈춰 섰다. 아데산야 역시 다가가지 않았다. 간만 봤다. 그렇게 1분이 흘렀다. 오프닝 히트가 나오지 않자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졌다.

2분 넘게 킥이 닿지 않는 원거리에서 탐색전이 진행됐다. 1라운드 2분 15초쯤 아데산야 로 킥이 로메로 오른 다리를 건드렸다. 이후 또 대치 상황.

아데산야가 점점 거리를 좁히다 크게 한 방 얻어맞았다. 번개 같은 로메로 왼손 훅이 툭 얼굴에 꽂혔다. 이날 첫 유효타. 그리고 더는 제대로 된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챔피언이 '이상하게' 첫 라운드를 내줬다.

2라운드도 비슷했다. 로메로가 다가오는 아데산야 안면에 뒷손을 크게 한 방 넣었다. 가드를 단단히 한 채 두 손을 휘젓고 무릎 페이크, 다가오면 강력한 훅.

로메로는 선제 공격없이 경기 흐름을 손에 쥐었다. 챔프를 당황하게 했다. 라운드 종료 2분 전에는 트럭처럼 전진해 데미지를 입혔다.

아데산야도 하이킥과 인사이드 레그 킥, 앞손으로 맞대응했다. 로메로 전략을 파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3라운드는 조금 달랐다. 로메로가 적극성을 높였다. 전진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3라운드 45초께 아데산야 하이킥을 피한 뒤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앞구르기 태클도 시도했다.

아데산야는 킥 빈도를 늘렸다. 왼발 하이킥, 프론트 킥, 로 킥으로 차근차근 도전자 하체를 두들겼다. 로메로가 워낙 상체 가드를 단단히 해 어쩔 수 없었다. 둘 다 수 싸움, 기 싸움이 치열했다.

4라운드 시작 전 톰 미글리아타 심판이 주의를 줬다. 적극성을 더 높이라는 주문. 그럼에도 '온도'는 크게 올라가지 않았다. 심판진이 어찌 채점해야 할지 난감한 경기였다.

아데산야 서밍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자 야유가 쏟아졌다. 미국 중계진도 "이건 아니죠(Oh, no)"를 외쳤다. 4라운드는 둘 모두에게 별 소득없이 끝났다.

5라운드 초반 로메로가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기선을 잡았다. 이따금씩 전진 스텝 밟고 뒷손도 던졌다. 아데산야는 변함없이 발을 뻗었다. 딱히 다른 수(手)가 없었다. 앞서 열린 코메인이벤트와는 180도 다른 내용, 다른 분위기였다.

로메로 전략은 관점에 따라 달리 볼 수 있었다. 철저히 계산적인 '영리한' 플랜으로 볼 것이냐, 도전자가 도전하지 않는 '소극적인' 운용으로 볼 것이냐. 심판 3인 판단은 후자였다.

심판진 모두 아데산야에게 표를 줬다. 기존 챔피언에게 타이틀 1차 방어를 안겼다.

아데산야는 아마추어 킥복싱 32전 32승을 쌓고 2012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무대를 옮겨서도 무패는 계속 됐다. 데릭 브런슨, 앤더슨 실바, 캘빈 가스텔럼 등 숱한 강자를 꺾고 17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로버트 휘태커까지 잡고 UFC 미들급 정상을 차지했다. 9연승 중이던 챔피언을 2라운드 3분 33초 펀치 KO로 눕혔다. 옥타곤에 '아데산야 시대'를 선포했다.

멀리 내다봤다. 아데산야는 미들급을 넘어 라이트헤비급까지 계산기에 돌렸다. 최근 존 존스(32, 미국)와 슈퍼 파이트를 원한다며 불씨를 지폈다.

챔피언보다 강한 도전자라 불리는 로메로를 이기면 곧장 월장할 듯한 기세였다. 차곡차곡 계획을 이뤄가고 있다. 타이틀 첫 방어전에서 42살 레슬러 벽을 깨부수고 존스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 

MMA 19연승을 달성한 아데산야는 무패 전적을 이어 갔다. 통산 전적을 19승 무패로 쌓았다. 지난해 8월 UFC 241에서 파울로 코스타에게 만장일치 판정으로 졌던 로메로는 커리어 첫 연패 늪에 빠졌다. 총 전적이 13승 5패로 바뀌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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