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넬 메시의 프리킥 슈팅을 막기 위해 독특한 수비벽을 세운 레알 소시에다드 ⓒSPOTV NOW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지난 2018-19시즌에 프리킥으로만 8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32)는 현재 세계 최고의 프리킥커 중 한 명이다. 2019-20시즌에도 메시는 라리가에서 기록한 19골 중 4골을 직접 프리킥으로 기록했다.

메시의 프리킥 적중률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이색적인 프리킥 슈팅 방어법이 나왔다. 현지 시간으로 7일 바르셀로나 캄노우를 방문해 2019-20 스페인 라리가 27라운드 경기를 치른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 12분 메시가 프리킥 기회를 얻자 낯선 형태의 수비벽을 구축했다.

메시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좌측 부근의 20여 미터 거리에서 직접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우선 9.15미터 앞에 세 명의 선수가 1차 수비벽을 형성했다. 

골 에어리어 앞에는 두 명의 선수가 자리했고, 골 에어리어 안에서 골 포스트 방향 앞 쪽으로 두 명의 선수가 또 하나의 라인을 형성했다. 골라인 위로는 골키퍼가 정면에 서고 소위 '야신 사각지대'로 불리는 좌우 골대 상단 구석을 커버할 수 있도록 두 명의 선수가 자리했다. 즉, 골라인 위에 세 명의 선수가 버티고 선 것이다.

그리고 한 명의 선수는 1차벽과 2차벽 사이 옆쪽에서 메시가 짧은 패스로 프리킥을 연결할 것을 대비한 포지션을 차지했다. 즉, 11명의 선수 모두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메시의 프리킥 공격을 통한 FC 바르셀로나의 득점 기회를 차단하기 위한 그물을 만들었다.

슈팅 코스를 잡지 못한 메시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머리를 노린 짧은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가 머리로 걷어내며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은 FC 바르셀로나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러한 프리킥 수비벽 구성의 원조는 레알 소시에다드가 아니다. 2019년 멕시코 리그 컵대회 결승에서 후아레스와 아메리카의 경기에서 당시 아메리카를 지휘한 미겔 에레라 전 멕시코 대표팀 감독이 이반 바스케스의 프리킥 슈팅 방어를 위해 시도한 수비벽 형태다.

후아레스 골키퍼 바스케스는 호제리우 세니나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에 비견되는 정교한 프리킥 득점 능력을 갖춘 골키퍼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바스케스의 프리킥 슈팅은 골문 우측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노렸으나 골라인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수비수가 헤더로 걷어내 실점을 막았다.

▲ 미겔 에레라 아메리카 감독이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프리킥 수비벽


슈팅 코스가 완전히 막힌 메시의 당황하는 모습과 더불어 레알 소시에다드는 프리킥 실점을 내주지 않았으나 VAR 판정을 통해 나온 핸드볼 파울로 메시에게 페널티킥 득점을 허용해 0-1로 석패했다.

기발한 프리킥 수비 전략을 선보인 이마놀 알구아실 감독 체제의 레알 소시에다드는 2019-20시즌 코파 델레이 8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탈락시키며 결승에 올랐고, 라리가 6위를 달리는 등 돌풍의 중심에 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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