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은 지난 6일 일본 도쿄 그랜드 프린스 호텔 신 다카나와에서 열린 제 43회 일본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신문기자'(新聞記者,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78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작된 이후 한국배우가 이 상을 수상한 건 최초다. 1994년생인 심은경은 27세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최연소 수상기록도 함께 세웠다. 앞서 배두나가 2010년 '공기인형'(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으로 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최우수 여우주연상은 우수 여우주연상 수상자 중 1인에게 주어진다. 올해 심은경은 '날아라 사이타마' 니카이도 후미, '꿀벌과 천둥' 마츠오카 마유,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와 세 명의 여인들' 미야자와 리에, '최고의 인생을 찾는 법' 요시나가 사유리 등 일본의 쟁쟁한 배우들과 경합한 끝에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오른 심은경은 "죄송하다. 수상하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소감도 준비하지 못했다"며 트로피를 받았다. 심은경은 "함께 연기한 마츠자카 토리씨에게 감사드린다"고도 말했다.
'신문기자'는 심은경의 여우주연상 외에도 최고상인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마츠자카 토리) 등 주요 3관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의 메이저 영화사 바깥에서 만들어진 작품의 돌풍, 한국 여배우의 최우수 여우주연상 수상과 관련해 일본 내에서도 반향이 컸다. 마츠자카 토리 역시 "이 작품은 제가 아는 한 5차례쯤 되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제대로 만들고 싶어했던 분들이 있어 찍을 수 있었다"며 "지난 10년간 가장 어려운 역이었으나 (심)은경과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도렸다.'신문기자'는 도쿄신문사 모치즈키 이소코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일본 정치 스캔들을 다룬 사회파 영화다. 가짜뉴스, 댓글조작 등 국가가 감추려는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로, 아베 총리가 연루된 사학 스캔들을 연상시켜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됐다. 일본 여배우들이 모두 출연을 거절해 한국인인 심은경이 출연하게 됐다는 풍문이 돌았을 정도다.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방한한 카와무라 미츠노부 프로듀서는 "다른 일본 여배우에게는 캐스팅 제의를 하지 않았다. 심은경이란 여배우가 이 역할에 딱 맞았다. 다양한 아이덴티티가 있고 진실을 추구하는 캐릭터에 딱 맞다고 생각해 캐스팅했다"며 캐스팅 관련 루머를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수년동안은 정권의 동조압력, 보이지 않는 압력이 존재해 이런 영화를 만들면 안되는 게 아닌가, 이런 영화에 출연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하는 압력이 있었다. 그런 압력 속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며 정권에 반하는 영화를 만드는 어려움을 고백한 바 있다.
심은경은 국경과 언어를 넘은 일본영화 '신문기자'를 통해 배우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국내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다 2017년 일본에서 소속사 계약을 하고 현지에서 연기를 준비해 온 심은경이지만, 일본어 연기는 완전히 다른 영역. 극중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일본 신문사 사회부 기자 요시오카 역을 맡은 심은경은 신문사를 찾아가 기자들을 관찰하는가 하면, 발음과 억양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다듬어 가며 캐릭터에 깊이를 부여했다. 개봉 당시 일본 영화전문사이트 에이가닷컴에서 실시한 감독-배우 인기 설문조사에서 '요시오카' 심은경이 1위를 차지했을 정도. 일본 관객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열연을 펼친 심은경은 이날 수상의 기쁨까지 안았다. 그 속에 담긴 심은경의 남다른 각오와 노력을 실감할 수 있다.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 잠깐 출연한 것만으로도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놨던 그녀의 연기력이야 두말할 것 없고, '써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등 여러 히트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흥행 파워까지 과시한 터다. '신문기자'는 일본에서 약 4억 엔의 수입을 올리며 반향을 일으켰고, 일본 영화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일본 아카데미까지 사로잡았다. 일본의 관객과 영화인들도 심은경의 탁월한 연기와 그 속에 담긴 진정성을 알아본 셈이다. 칸과 아카데미를 사로잡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베를린 감독상의 쾌거를 알린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에 이어 심은경까지, 한국 영화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잇단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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