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맨 왼쪽)와 토니 퍼거슨(맨 오른쪽)이 다시 만났다. 둘은 오는 4월 19일(한국 시간) UFC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주먹을 맞댄다. 올해 최고 빅매치로 꼽히는 경기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불꽃 튀는 신경전으로 전 세계 격투 팬들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최고 빅매치로 꼽히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6, 미국) 맞대결이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둘은 오는 4월 1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열리는 UFC 249에서 메인이벤터로 나선다. 라이트급 타이틀이 걸린 경기.

도전자 퍼거슨은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7일 UFC 249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걸걸한 입담을 뽐냈다.

잠정 챔피언벨트를 반납했을 때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박탈? 뭔 소리야. 내 앞을 봐. 여기 있잖아"라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하빕 팬으로 보이는 관중이 "너 역시 '하빕 타임'에 허우적댈 것"이라 외치자 "티라미수 타임이겠지"라며 콧방귀 꼈다.

티라미수 사건은 하빕에게 족쇄다.

2017년 3월. 하빕은 UFC 209에서 퍼거슨과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을 앞두고 있었다. 체급 대표 레슬러와 타격가 만남에 팬들 관심이 치솟았다.

그러나 맞대결은 무산됐다. 대회 이틀 전 하빕이 병원에 실려갔다. 무리한 감량이 원인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감량에 돌입하기 전 하빕은 체육관 동료와 티라미수를 먹었다. 이 장면이 UFC 임베디드 영상에 담겼다.

티라미수는 커피와 카카오, 치즈 등을 섞어 만든 이탈리아 대표 디저트 케이크. 열량 당분이 높아 다이어트엔 치명적이다.

퍼거슨은 이때부터 하빕을 티라미수라 부르며 조롱했다. 티라미수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감량 실패 프레임을 짰다. 팬들 호응이 높았다.

시간이 흐르고 하빕이 진화에 나섰다. "티라미수인지 뭔지 난 그런 거 모른다. 그날 케이크가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맹세코 난 먹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하나 이미 한 발 늦었다. 티라미수 발언은 그만큼 파급력이 셌다. 지금도 하빕과 티라미수 합성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돈다.

하빕은 침착했다. 지금껏 기자회견에서 보인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퍼거슨 도발에도 차분하게 맞대응했다.

"퍼거슨은 타이틀전을 치를 자격이 있다. 이번 매치는 내게도 엄청난 도전이다. 난 그의 격투 실력을 존중한다. 그런데 그거 아나. 퍼거슨은 파이터로선 엄청난데 모든 사람이 싫어한다. 그건 이 녀석이 너무 바보 같고 어리석기 때문이다. 아무도 (정신질환을 앓는) 퍼거슨을 이해할 수 없다."

점잖던 하빕도 막판에는 폭발했다. 퍼거슨이 자꾸 말을 끊고 신경을 긁자 대놓고 면박을 줬다.

퍼거슨이 "하빕은 약자나 괴롭히는 찌질이(bully)다. 길거리 싸움을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냥 (링에서만) 센 척하는 남자"라고 말하자 단숨에 마이크를 집어 "거짓말하지 마라. 네가 무슨 길거리 싸움을 해봤느냐. 진짜 길거리에서 붙으면 퍼거슨, 넌 전혀 내 상대가 안 된다. 그냥 잡아먹힐 녀석이"라고 발끈했다.

조목조목 퍼거슨 말에 어깃장을 놨다. 미국은 길거리 싸움이 불법인데 미국 사람 퍼거슨이 어찌 '스트리트 파이터'로 활동했겠냐며 어이없어 했다. 숨도 쉬지 않고 쏘아붙였다.

"미국에선 길거리 싸움하면 감옥 간다. 반면 내 조국(다게스탄)은 그렇지 않다. 난 (내전에 휘말린) 다게스탄 산골에서 자랐다. 다들 내가 얼마나 '빡센' 곳에서 나고 자랐는지 안다. 퍼거슨,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을 말하라. 네가 무슨 길거리에서 (무규칙) 싸움을 벌였다는 거냐."

기 싸움이 만만찮다. 하빕과 코너 맥그리거(31, 아일랜드)가 으르렁댔던 UFC 229 못지않다. 라이트급 역대 최강 레슬러와 진흙탕 싸움 대가가 만난 이번 메인이벤트에 전 세계 격투 팬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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