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종신형이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할리우드 미투 사태를 촉발시킨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7)이 성범죄로 23년형을 선고받았다.

12일 BBC,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욕 사법재판소는 11일(현지시간) 하비 와인스타인에 대해 1급 성범죄 혐의로 20년, 3급 강간 혐의로 3년 등 총 23년형을 선고했다. 사실상 종신형이다. 67세의 나이와 건강 상태로 볼 때 하비 와인스타인은 남은 생애를 모두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과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해왔던 하비 와인스타인을 향해 제임스 A. 버크 판사는 "이번이 첫 유죄라 하나, 이번이 첫 범죄는 아니다"며 "여러 여성과 관련한 성범죄 사건의 증거가 상당하며, 이 모두를 적법하게 고려해 판결했다"고 밝혔다.

▲ 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종신형이다. ⓒ게티이미지
하비 와인스타인 측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거동이 불편한 듯 보행기에 의지해 법정에 나타난 하비 와인스타인은 "몹시 혼란스럽다"면서 미투 운동을 1950년대 할리우드를 암흑기에 몰아넣었던 메카시즘에 빗대며 "이런 일이 이 나라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환호했다. 성범죄 피해를 고백했던 배우 미라 소르비노는 하비 와인스타인의 23년형 소식을 전하며 "오늘날 사법 시스템이 피해자를 대신해 일하고 있음에 감사드리며, 말 그대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SNS에 썼다. 

배우 애슐리 주드, 로산나 아퀘트, 로스 맥고완 등 하비 와인스타인을 상대로 미투 폭로에 나선 여성들로 이뤄진 '침묵을 깬 여인들'(The Silence Breakers)은 "하비 와인스타인은 영원히 유죄 판결을 받은 강간범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는 감옥에 가겠지만, 그가 얼마를 감옥에서 살든 그가 망친 삶, 그가 파괴한 커리어, 그가 끼친 해약에 비할 바 아니다"고 밝혔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저수지의 개들', '펄프픽션',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킬빌'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의 거물이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북미에서 배급하기도 했다. 능력있는 제작자이자, 창작자를 존중하지 않는 '가위질'로도 악명이 높아 당시 '설국열차' 편집을 두고 봉준호 감독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 하비 와인스타인이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종신형이다. 재판 이후 인터뷰 중인 피해자 변호인. ⓒ게티이미지
그가 지난 30년 가까이 저지른 성폭행, 성추행 등은 2017년 뉴욕타임스의 보도 이후 세상에 알려졌고, 이후 기네스 팰트로부터 안젤리나 졸리, 레아 세이두, 카라 델레바인까지 유명 여배우와 영화 관계자들 등 알려진 성범죄 피해자가 100여 명에 달한다. 이후 큰 충격에 휩싸인 할리우드는 그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비 와인스타인의 23년형은 그를 둘러싼 수많은 성범죄 혐의 가운데 2건의 유죄가 입증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하비 와인스타인은 2006년 7월10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배우 미리엄 헤일리를 성폭행한 혐의, 2013년 3월 18일 뉴욕의 호텔에서 배우 겸 미용사 제시카 만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en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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