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로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누구도 시즌 개막일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스포츠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KBO리그 또한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4월 중순 개막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든다.

KBO는 3월 28일로 예정됐던 정규시즌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이사회는 “4월 중 개막”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확실한 날짜를 정하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매일 100~200명 정도의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도 우려스럽다. 서울·경기·인천을 합치면 인구만 2600만 명에 이른다. 정부에서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3월 말에 정점을 찍고, 4월부터는 감소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다. 정점 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KBO리그 개막 일자도 미궁이다. 올해는 도쿄올림픽 휴식기가 있어 늦어도 4월 중순에는 개막을 해야 144경기 소화가 가능하다. 개막이 그 뒤에 이뤄진다면 시즌 단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사회에 앞서 진행됐던 실행위원회에서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는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이다.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눠지는데 당분간은 4단계를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다. 실행위원회에서는 “2단계까지는 떨어져야 개막이 가능할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확산세가 감소되면 정부에서도 경보 단계를 낮출 전망이다. 다만 “굉장히 보수적으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확산되면 정부 대처에 비난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까지 내려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식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진자가 하루에 극소수만 발생하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당장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 

현재 정부에서 스포츠 리그의 개막 시점을 명시적으로 권고한 사안은 없다. 그러나 KBO는 정부와 여론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 야구장에는 한 경기에도 1~2만 명의 팬들이 몰린다. 144경기를 다 치르기 위해 무리하게 개막을 강행하면 “집단 감염의 판을 만들어준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확진자가 야구장을 찾았다는 증거라도 나오면 모든 비난을 KBO가 감수해야 한다. 이래나 저래나 할 수 있는 게 없는 KBO의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