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개막 연기가 김광현 보직에 줄 영향도 관심사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결국 메이저리그(MLB)도 개막을 연기했다. 시범경기 호투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유력했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보직에도 영향을 줄 변수가 생겼다.

MLB 사무국은 “2020년 개막을 최소 2주 연기하고, 스프링트레이닝 일정 역시 취소한다”고 13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시범경기 일정은 13일로 끝났고, 이제 MLB 30개 구단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불과 며칠 사이에 결론이 확 달라졌다. 랍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와 30개 팀 구단주들은 지난 10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첫 회의를 가졌다. 당시까지만 해도 시범경기 취소나 리그 개막 연기는 안건에 없었다. 취재진의 클럽하우스 출입 제한, 그리고 팬서비스 금지 정도의 대책만 내놨다.

하지만 며칠 사이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불어났고, 20개 주 이상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시애틀의 연고지인 워싱턴주, 인구밀집지역인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의 상황도 심상찮게 돌아갔다. 12일에는 미 프로농구(NBA)도 선수 확진지가 나오자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결국 MLB 사무국도 13일 최종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3월 27일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선수들은 이제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일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MLB 데뷔전을 준비하던 김광현의 보직 또한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세 자리를 확정한 상태다.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잭 플라허티를 비롯, 다코다 허드슨과 아담 웨인라이트는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남은 두 자리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김광현의 몫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두 선수는 선발 경력이 풍부하고,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막이 밀렸고, 세인트루이스는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휴식 시간을 벌었다. 지난해 막판부터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던 마이콜라스는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될 때까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투구를 중단했다. 시즌 개막에 맞추기는 불가능했고,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4월에나 복귀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콜라스의 회복 상태는 예상보다도 더 더디다. 마이콜라스는 12일 첫 캐치볼을 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최소 첫 5번 정도는 로테이션을 거를 것”이라는 전망이 자배적이다. 현재 추이라면 4월 중순에서 4월 말 사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콜라스가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그간의 실적을 생각했을 때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김광현으로서는 선발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소폭 잃게 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마이콜라스의 팔꿈치 상태에는 변수가 많다. 언제 복귀할지, 선발로 준비가 된 상황에서 복귀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몸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제동이 걸린다면 복귀가 5월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리그 개막이 2주 이상 더 밀릴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시나리오를 상정하기 쉽지 않다.

결국 김광현으로서는 지금 상태를 잘 유지해 개막부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일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리그 개막 연기에 현명하게 대처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