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주는 4월까지 모든 스포츠 행사의 취소를 권고했다.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인 시카고를 연고로 하는 팀들은 초반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은 14일(한국시간) 비공개로 선수들과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구단의 방침을 설명하고, 선수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MLB 사무국은 13일 긴급 성명을 통해 남은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리그 개막을 ‘적어도’ 2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서 유행 조짐을 보이자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다. 모젤리악 사장은 담당기자들과 컨퍼런스 콜에서 선수들의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면서 “가장 공정한, 그리고 가장 최근의 대답은 우리는 그저 모른다는 것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모젤리악 사장의 답변은 아무 것도 예상할 수 없는 구단의 무기력한 상황을 대변한다. 사무국이 리그를 연기했지만 언제 개막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현재 확진자가 많은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 등 몇몇 주들은 2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모두 금지한 상황이다. 설사 개막을 한다고 해도 무관중 경기를 하거나 혹은 제약을 받지 않는 다른 팀 구장에 가서 경기를 해야 한다. 그마저도 3월 말에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을 수도 있다.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계속 나온다. ESPN의 칼럼니스트이자 MLB 소식통인 제프 파산은 “4월까지는 경기가 열리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5월 이후 개막 가능성을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다 주 정부가 경기를 금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일리노이주는 4월까지는 모든 스포츠 행사의 자제를 권고했다. 연방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 선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다. 

개막이 5월로 밀린다면 시즌 단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MLB는 162경기가 빡빡하게 돌아간다. 정규시즌이 3월 말에 시작해 10월 초에 끝난다고 해도 살인적인 일정이다. 최근에는 휴식일을 늘렸을 정도다. 2주만 밀린다면 더블헤더 편성이나 포스트시즌 단축으로 어떻게 버텨볼 수 있겠지만, 5월에 시작하면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능하다. 전염병으로 시즌이 단축된 사례는 MLB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만나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각 구단의 대처도 제각각이다. USA투데이는 13일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핸드북(매뉴얼을 의미)이 없다. 각 구단별로 혼란을 겪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14일에는 트레이닝장을 열었다. 다만 자원자에 한해 시설을 이용하도록 했다. 밀워키와 시카고 컵스는 주말 동안 훈련 시설을 모두 닫는다. 17일에나 문을 다시 열 예정이다. 뉴욕 양키스는 선수들이 모두 전지훈련지에 남는 반면, LA 다저스의 경우는 “희망자에 한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겠다”고 발표했다. 모젤리악 사장의 말대로, MLB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