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서상준은 우완 파이어볼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최근 몇 년간 비교적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육성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매년 ‘육성 기조’의 강화를 외쳤지만, 특히 야수 쪽에서는 새로운 선수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투수 쪽에서는 새로운 선수가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가 20대 중·후반이었다.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 20대 초반의 선수가 스타로 발돋움하는 사례가 극히 적었다. 20대 후반에 잠재력이 터지는 것도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전성기는 짧을 수밖에 없다. 최근 10년간 팀이 최하위권에 떨어진 적이 없는 등 전반적인 팀 선수층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도 있었지만 이제는 변명에 불과한 상황이 됐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뚜렷하게 1군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 방법은 그 방법대로 논리가 있었다. 그러나 프로는 결과로 말하는 법이다. 잘못됐다기보다는 방법을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SK는 올해 육성 판을 다시 짜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실패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내부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PDA(Prospect Development Academy)’ 신설이다. PDA에서는 1~2명을 선수를 집중 육성한다. 전담 코치가 붙고, 바이오메카닉 등 최신 장비들도 투입될 예정이다. 전지훈련 명단을 봐도 SK의 육성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대번에 느낄 수 있었다. 올해는 1~2년차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구단 역사상 1~2년차 선수들이 이렇게 많이 1군 전지훈련에 간 적은 없었다. 

물론 이 선수들이 당장 1군 전력에 큰 도움이 될 만한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선수들이 합류한 까닭에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몇몇 선수들은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미래를 본 과감한 투자인 셈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13일 훈련이 끝난 뒤 “단순히 캠프만 생각하고 간 것은 아니었다. 1년을 생각하고 계속 구상을 이어 가야 한다”면서 “3~4명의 선수는 1군서 계속 관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지훈련을 통해 1군 선수의 루틴을 가르치고, 올해 1년간 해야 할 과제들을 명확하게 부여했다. 집중 육성으로 선정된 선수들은 꼭 1군 엔트리 등록이 아니어도 메이저투어를 통해 1군 코칭스태프에서 꾸준히 관찰할 예정이다. 그 다음 PDA로 내려가 개별 프로그램으로 집중 육성을 한 다음, 2군 경기에서 실험을 거친다. 성과에 따라 1군에 다시 올라올 수도, PDA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

PDA에 들어간 선수들은 다른 2군 선수들과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최소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다. “1군이 지켜보고 있다” 혹은 “구단이 기대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뚜렷하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한편으로는 다른 2군 선수들도 PDA에 들어가기 위해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선의의 경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첫 스타트를 끊는 선수는 우완 서상준과 김주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공통점이 있다. 서상준은 2년차, 김주온은 군 문제를 해결한 만 24세의 선수다. 오원석 김성민 류효승 등 올해 지명을 받은 선수들도 차기 후보자들이다. 물론 다른 어린 선수들도 기량 발전 여하에 따라 PDA에 들어갈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있다. SK의 새로운 육성 시도가 2~3년 뒤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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