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김민수는 kt 마운드의 전천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애리조나 전지훈련 당시 “투수 쪽에서는 김민수가 가장 빨리 올라오고 있다. 연습경기에서의 구위도 가장 좋다”고 했다. 

1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팀의 첫 청백전에서도 이 감독은 같은 말을 했다. 이 감독은 이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순탄한 상승세를 알린 김민수에 대해 “애리조나부터 가장 몸과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흡족해했다. 김민수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어떤 동료들에게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자연히 코칭스태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14일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김민수는 현재 컨디션에 대해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이제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에 맞게끔 보강 운동도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이맘때보다는 더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은 자신도 인정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김민수를 이토록 빨리 뛰게 만들었을까. 그는 수줍은 얼굴로 “이제 프로 6년차인데, 지금껏 한 번도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했다. 올해 목표를 개막 엔트리 승선으로 잡고, 그에 맞춰 겨우 내내 충실히 훈련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김민수는 “준비는 잘 됐는데,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 자신이 완벽한 1군 선수가 아니라고 믿는다. 손에는 여전히 채찍이 있다.

지난해 이강철 감독의 신임 속에 kt 마운드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은 김민수다. 28경기에서 81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승리·세이브·홀드에 모두 불이 들어왔다. 전천후로 활용됐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경기 출전 수, 소화이닝도 데뷔 이래 가장 많았다. 많은 경험을 쌓았다. 올해는 달려야 한다. 그래야 작년 경험이 퇴색되지 않는다.

김민수는 “팀이 기대했던 선발보다는 중간 쪽의 비중이 더 컸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아쉬움보다는 좋았던 점이 더 많았던 지난 시즌이었다. 중간과 마무리까지 해봤다. 나한테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김민수는 올해도 그런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난해를 곰곰이 되돌아보며 복기하고 있다. 지난해 잘 되지 않았던 부분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소극적인 투구였다. 김민수는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 어차피 나는 처음부터 파워피처는 아니었다”면서 “지난해에는 심리적으로 소극적인 게 많았다. 도망가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도망 다니고,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어렵게 가다 위기를 자초한 적이 많았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때 왜 정면승부를 하지 못했을까”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올해는 그런 후회는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민수는 “최대한 그런 부분을 줄이겠다. 맞더라도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홈런을 맞는다고 해도 그 다음 타석에 똑같은 코스, 똑같은 공을 던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작년에는 한 번 맞으면 그 잔상이 계속 남았다. 내가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공에 힘도 없었다. 올해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다짐했다.

사실 그냥 생긴 용기는 아니었다. 주위의 따뜻한 격려가 김민수를 일으켜 세웠다. 그의 잠재력을 아는 이 감독은 물론, 직원들도 김민수의 용기를 북돋는다. 김민수는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까 결과를 내야 한다. 그리고 코칭스태프, 동료들은 물론 안 보이는 곳에서 직원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그런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용기를 얻은 김민수가 진짜 투수가 돼 마운드에 오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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