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버 바우어(사진)의 이색 제안에 많은 선수들이 호응했지만, 비판 의견은 물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실력파인 동시에 ‘괴짜 선수’로 유명한 트레버 바우어(29·신시내티)는 14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색적인 ‘공개 모집’을 했다. “애리조나에서 야구를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공고로 선수들과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우어는 돈이 걸리지 않은 순수한 야구 게임을 제안했다. 단 “모든 투수와 타자들은 마이크를 달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걸었다. 이를 생생하게 중계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피닉스 지역에 모여 야구를 하자”는 데이빗 카펜터의 트윗에 영감을 얻은 바우어가 한술을 더 뜬 것이다. 애리조나 지역에는 스프링트레이닝이 취소된 뒤 갈피를 못 잡는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다.  

원래라면 모든 선수들이 시범경기 일정에 정신이 없을 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되고, 심지어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적어도 2주 밀리면서 대혼란 상태다. 정식으로 경기를 할 무대가 사라지자, 아예 자신이 판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답글을 받은 것은 경기 시간과 장소를 비밀로 부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많은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답글로 “참가하고 싶다”고 호응했다. 이들 또한 시범경기 및 스프링트레이닝 일정 전면 취소로 컨디션 조절을 어려움을 겪을 판이다. 그래도 수준 높은 선수들이 모여 실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현지에서는 반응이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재밌을 것 같다”는 반응이 더 많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팬들도 야구에 목말라 있다. 경기를 볼 수 있는데다 선수들의 육성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돈이나 다른 이권이 걸린 대회도 아니니 순수성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 미쳤다”는 의견도 조금씩 고개를 든다. 아무리 안전을 확보한다고 해도 혹시 모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여러 선수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비판한다. 더 철저한 안전 관리가 이뤄지는 MLB 차원의 시범경기도 취소된 판에 바우어의 행동이 무모하고 생각이 짧다는 비판 의견도 일리는 있다.

그렇다면 실제 이 이벤트가 성사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하이오주 최대 매체인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는 15일 바우어의 아이디어에 흥미를 드러내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는 리그의 통제 밖 환경이다”고 지적하면서 “사무국과 노조에서 모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소속 구단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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