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배정대는 이제 타격과 주루에서도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나선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수비로 타율 1할 어치를 해주는 선수죠”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 외야 구상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그려가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주전 선수인 유한준,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김민혁이 먼저 들어간다. 그 다음에 항상 언급하는 선수가 바로 배정대(25)다. 이 감독은 “수비 능력은 최고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면서 “수비로 타율 1할을 해주는 선수”라고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배정대의 외야 수비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타구 판단,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집중력과 캐칭까지 두루 리그 정상급이다. kt에서는 단연 최고로 뽑힌다. 14일 첫 청백전에서도 좌우 중간을 가를 타구를 모두 잡아내며 동료 타자들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수비’ 이미지가 너무 진하게 박혀 있다. 배정대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이다.

수비로 1군 엔트리에 들어오는 것은 성공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대수비 요원’으로 프로 생활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올 시즌을 준비하며 수비는 물론, 방망이와 주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배정대는 “타격과 달리 수비는 항상 완벽해야 한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시 다졌다”면서도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에서 타격 쪽도 더 성장하기를 바라셨다”고 떠올렸다.

“목표는 당연히 주전”이라고 말하는 배정대의 생각과 욕심도 다르지 않았다. 타격 파트의 조언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배정대는 “배트 중심에 맞는 확률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타이밍 싸움도 해야 한다. 중심에 맞히는 것을 우선으로 하되, 거기에 타이밍을 입히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성과는 드라마틱하게 드러난다. 배정대는 “아직 공이 잘 나가는 것을 실감하지는 못했다”고 부끄러워하지만,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올해 전지훈련 당시 kt 코칭스태프는 배정대의 연습경기 타구 속도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50㎞ 이상을 꾸준하게 찍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기 상당수 동료들보다 좋았다. 이 감독도 흐뭇하다. 이 감독은 “타율이 2할대 중·후반만 되어도 수비력이 있기 때문에 주전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배정대도 지난해 부상 이전까지는 타율이 0.278이었다. 나쁜 수준은 아니었다. 올해도 타격에 다시 도전한다. 현실적인 그가 뽑는 과제는 평정심이다. 그는 “시즌이 시작하면 나는 주전이 아니다. 타석이 자주 오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불안감이 많았다.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했던 것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과 안정감을 얻는다”고 고마워했다.

타격은 물론 주루에도 많은 신경을 쓰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각오다. 배정대는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부터 주전인 사람은 없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기록을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한다”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런 배정대는 14일 청백전에서 '3안타'와 '2도루'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목표에 천천히 다가가고 있음을 상징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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