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칸국제영화제가 사상 첫 연기 결정을 내렸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칸국제영화제의 사상 첫 연기 결정에 한국영화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는 5월 개최 예정이던 제 73회 영화제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칸영화제는 "지구적 보건 위기가 닥친 지금, 코로나19의 희생자들을 기리며, 이 병과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연대를 표한다"며 제73회 칸국제영화제를 5월 12일부터 23일에 예정대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영화제 진행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개최 시기는 "오는 6월 말부터 7월 초"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9월 초 열리는 베니스국제영화제나 토론토국제영화제 일정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73년째를 맞이한 칸영화제가 연기된 것은 사상 최초다. 1946년 첫 개최 이후 초기인 1948년과 1950년 재정상 문제로 열리지 못했고, 1968년에는 예정대로 열렸으나 68혁명 여파로 도중 취소됐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라는 감염병이 결국 세계 최고 권위 영화제를 멈춰세웠다.

칸은 다음달 16일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조직위원장이 "3월 말 바이러스가 절정에 달하고 4월에는 한숨을 돌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그간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정부가 확산을 막겠다며 전국민 이동을 보름 간 제한하는 초강수를 발표하자 결국 칸도 두 손을 들었다. 개최 연기를 발표하는 한편, 영화제와 필름마켓 참가 및 취재 등에 대해서는 접수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영화제를 열기 위한 물밑 작업은 계속하는 셈이다.

칸영화제 개최 연기에 한국영화도 비상이다. 칸영화제는 지난 10여년 넘게 주요 한국영화를 세계로 알리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를 휩쓸며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터라, 올해 칸에 영화 30여편이 출품되는 등 기대와 관심이 더 높았다. 5월 열리는 칸의 후광을 등에 업고 관객과 만나려 5~7월 개봉일을 조율하던 한국영화 기대작들도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칸영화제를 접점 삼았던 여러 영화 축제들도 대안을 모색 중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와 많은 영화제들이 세계 최고 작품들이 몰리는 칸을 통해 세계 영화의 경향을 파악하고 또 초청작 선정에 참고하기도 한다. 세계 최대 영화 마켓인 칸필름마켓은 한국영화를 비롯해 세계의 영화들이 거래되는 주요한 창구이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 한 관계자는 "영화제 개최가 10월인 만큼 다소 시간이 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SXSW가 행사 취소에도 온라인 스크리닝을 실시한 것처럼 영화를 만나는 여러 방법이 있다.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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