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양현종(왼쪽)은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한국야구 대표팀은 에이스 양현종이 빠진 채로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야한다. 두산 이영하는 영건 중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 이영하를 격려하는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결국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4일 올해 7∼8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합의한 뒤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름은 ‘2020 도쿄올림픽’으로 유지하고,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야구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2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획득해, 내년에 올림픽이 개최된다면 그대로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전력 면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단 KBO 기술위원회가 지난 11일 확정한 예비 엔트리 111명도 내년에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활약상에 따라 이번 명단에 포함됐던 선수 중 일부는 빠지고, 일부는 새롭게 가세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국가대표팀 에이스 양현종(32·KIA)의 거취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기로 했다. 올해 예정대로 올림픽이 열렸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올림픽을 뛴 뒤 해외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해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다면 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대표팀 야수진은 올해나 내년이나 전력에 큰 변동이 없을 듯하지만, 마운드는 다르다. 올해 김광현(32)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하면서 가뜩이나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마운드의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양현종마저 없다면 마운드에 큰 구멍이 발생한다. 사실상 원투펀치 없이 매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는 타이트한 올림픽 일정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메달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다고 볼 수 있다.

▲ 오랫동안 한국야구 대표팀 마운드를 지탱해온 류현진(왼쪽, 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면서 도쿄올림픽에는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방법은 하나다. 다른 기존 투수들의 분발과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이다. 누군가가 빠지면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워줘야 한다.

일단 이번에 발표한 예비 엔트리를 보면 111명 중 투수는 선발요원 26명과 불펜요원 27명 등 총 53명으로 구성됐다. 그 중 KBO 기술위원회가 분류한 선발로 뛸 수 있는 자원 26명은 다음과 같다.

◆우완=이영하, 이용찬(이상 두산), 최원태, 한현희(이상 키움), 문승원, 박종훈(이상 SK), 박진우, 이재학(이상 NC), 김민, 배제성, 소형준, 주권(이상 kt), 우규민(삼성), 남지민(한화), 김원중(롯데), 박세웅, 서준원(이상 롯데)

◆좌완=유희관(두산), 이승호(키움), 김태훈(SK), 차우찬(LG), 구창모, 정구범(이상 NC), 양현종(KIA), 백정현, 최채흥(삼성)

▲ 김경문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 ⓒ한희재 기자
2008년 베이징올림픽 영웅 류현진(33)도 없고, 오랫동안 일본킬러로 활약한 김광현도 빠졌다. 여기에 양현종까지 없다면 대표팀 마운드의 무게감은 확실히 떨어져보이는 게 사실이다. 만약 내년에 선발투수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약화된 상황이 이어진다면 오승환 등을 중심으로 불펜투수의 인해전술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되면서 그 후폭풍이 한국 야구대표팀 마운드까지 불어 닥쳤다. 양현종을 빼놓고 전력을 계산해야하는 변수 속에 이영하를 비롯한 새로운 영건 에이스의 등장과 성장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필요해졌다. 새로운 국가대표 에이스의 발굴은 올 시즌과 내년 시즌 한국야구에 던져진 가장 큰 숙제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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