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극장 모습.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영화계가 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단체연대회의,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예술영화관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은 25일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영화 관람객은 하루 2만 명 내외로 작년에 비해 85%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화관의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벌써 영화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씩 가족과 같은 직원들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 영화산업의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한국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임은 명약관화하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의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영화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산업의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영화산업 특별고용지원 업종 선정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 ▲ 정부지원 예산 편성 및 영화발전기금 지원 비용 긴급 투입 등을 촉구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이들에 준하는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도 긴급성명을 냈다. 협회는 "대한민국 영화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100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며 "영화관 관객 숫자는 매주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영화 촬영 현장은 멈추거나 세트로 대체되면서 그 피해 규모도 날이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투자사, 배급사, 제작사 뿐 아니라, 홍보, 광고, 마케팅과 디자인 등 유관업계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시 해고되었거나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영화인의 고용 지원금을 즉시 지급해야 한다. 2020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된 영화 발전 기금은 1015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47억 원이나 증액된 규모입니다. 지금 당장 중점사업의 방향을 긴급구호로 한다"고 건의했다. 또 "극장이 위험한 곳이 아니라, 공포가 훨씬 위험한 것이다. 관객 여러분께 안전하게 영화 보기 캠페인을 조심스레 제안 드린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19 여파로 텅 빈 극장 모습. ⓒ스포티비뉴스
영화계 각 단체의 요구가 이어지자 영화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화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 대응 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24일 사무국 공정환경조성센터에 ‘영화진흥위원회 코로나19 전담대응TF(이하 코로나대응TF)’를 설치해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대응TF는 영화업계 피해현황 접수 및 취합, 영화계 지원방안 검토 및 수립, 관련 지원 제도 안내 등 피해 관련 상담과 이에 따르는 지원 업무를 담당하며, 그동안 실무팀에서 현장과 직접 대응하여 수행해 왔던 상영관 방역지원, 분야별 피해상황 조사 등의 업무도 총괄한다.

영진위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안으로,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납부 기한 연장, 연체 가산금 면제, 영화관 소독제 및 방역 지원 등을 긴급 시행해왔으나, 영진위의 사무 행정 체계가 한국영화 제작, 배급, 상영 지원 사업 실행 위주로 편제되어 있어서,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기만하게 대응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시행착오를 신속하게 극복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대응 창구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극장 관객수가 급감, 최근 극장들이 일 관객수가 이틀 연속 2만명 대에 머물 만큼 줄어들었다. 관객수 급감과 함께 신작 개봉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일선 영화 제작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문화관광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영화관들을 위해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방안을 내놨고,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영화발전기금 일시 면제를 영진위에 요청하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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