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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어 프랑스 핸드볼도 접수했다…류은희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맹봉주 기자, 임창만 기자 mbj@spotvnews.co.kr 2020년 03월 2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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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은희가 국내를 넘어 프랑스 무대도 정복했다 ⓒ 류은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 임창만 영상기자] 실력은 유럽에서도 통했다.

류은희(30, 파리92)는 지난해 국내 핸드볼리그 정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된 후 유럽진출을 선언했다. 한국 핸드볼 선수가 유럽에 진출하는 건 2011년 오성옥(오스트리아, 히포방크) 이후 8년 만이었다. 프랑스의 파리92와 계약을 맺은 류은희는 '올림픽 메달'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꿈이던 유럽진출을 이뤄냈다.

유럽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올 시즌 프랑스리그에서 71골을 터트리며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 1월 프랑스리그 '이주의 선수'에 선정되더니, 2월엔 '이달의 선수'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뜻밖의 벽에 부딪혔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쓴 것이다. 프랑스도 다르지 않았다.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럽 내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퍼진 나라가 프랑스였다. 결국 프랑스핸드볼협회는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시즌 재개 희망을 품고 프랑스에서 체류하던 류은희도 지난 19일 급히 귀국했다. 프랑스리그는 4월 5일 시즌 재개를 예고했지만, 현재로선 다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힘든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류은희와 영상통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없지만 류은희는 자체적으로 약 2주간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겠다고 밝혔다.

Q. 프랑스리그 진출 첫 시즌 만에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우리 팀 서포터즈들이 팬 투표를 많이 해줬고 운도 따랐다.

Q. 어렸을 때부터 유럽진출이 꿈이라고 밝혀왔다. 꿈을 이룬 소감이 어떤가?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뛰고 있다는 게 와 닿지 않고 하루하루가 새롭다. 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 한국에서 머물기보다는 더 큰 세상으로 나가보려 했던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뜻 깊은 일이었다.

Q. 프랑스리그 데뷔 시즌이지만,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바로 활약하고 있다.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다녀오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일본에 소속 팀 감독님도 왔었다. 감독님과 면담을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가 무엇이냐고 묻더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격려해줬다. 감독님이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나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느꼈다고 하더라. 프랑스로 돌아가 내 주 포지션과 센터백을 병행했는데 이 점이 좋았던 것 같다.

▲ 시즌 초반엔 힘들었다고 말하는 류은희. 하지만 소속 팀 감독의 신뢰 속에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 류은희
Q. 국내 핸드볼리그와 프랑스리그의 차이점이 있을까?

스피드가 다르다. 프랑스에서 뛰는 흑인 선수들은 탄력과 힘이 정말 좋다. 스피드도 빠르다. 또 심판 판정도 많이 다르다. 한국에선 2분 퇴장을 줄 법한 판정이 프랑스에선 불리지 않는다.

Q. 프랑스 내 핸드볼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경기장에 가면 홈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 어린 애들부터 나이 많으신 분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남자핸드볼 팀인 파리 생제르맹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관중들이 마치 미친 사람처럼 열광적으로 응원하더라(웃음).

Q. 한국과는 다른 문화 때문에 경기 외적으로 적응해야할 점이 많을 것 같다.

처음 소속 팀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을 때가 생각난다. 17살짜리 선수가 "류"라고 하면서 한 손가락으로 까닥까닥하며 오라고 하더라. 순간 얼굴이 시뻘게졌다. 나이 차이도 꽤나는데 그렇게 부르는 게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감독님에게도 내게 한 것처럼 똑같이 하더라. '한국과는 다른 문화구나'라고 이해하고 넘어갔다.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편인가?

보통 경기 다음 날 쉰다. 빠른 체력 회복을 위해 구단에서 준비한 냉각통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남은 시간엔 잠자고 밖에 나가 에펠탑 구경하고 한인 마트도 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다.

Q. 한국이 그리울 때는 없나?

한국 미용실이 그립다(웃음). 프랑스에서 머리를 하기가 힘들다. 음식은 치킨, 회, 매운탕이 제일 생각난다. 프랑스는 날 생선을 잘 안 먹더라.

Q.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을 덮치면서 프랑스리그도 중단됐다. 지난 19일엔 급하게 귀국했다. 귀국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될 수 있으면 밖에 안 나가려고 한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려고 노력 중이다. 협회에서도 조심하고 몸 회복하는데 집중하라고 얘기해줬다. 2주 정도는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려 한다.

▲ 아이 팬에게 생일선물을 받은 류은희. 그녀는 빠른 시간 안에 파리92의 공격 1옵션으로 거듭났다 ⓒ 류은희
Q. 프랑스 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고 들었다.

경기 있기 이틀 전에 시즌 중단 소식을 들었다. 체육관은 물론이고 헬스장, 수영장 등이 다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4월 5일 시즌을 다시 한다했는데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Q. 프랑스 정부에서는 이동제한령까지 내렸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들었는데.

유럽은 배달 어플이 없다(웃음).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직접 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힘들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사람들이 사재기를 많이 했다. 밖에 나가려면 내가 나가야되는 이유와 어디 사는지 등을 적은 종이를 지참해야 했다. 안 그러면 벌금을 물린다. 지금은 내가 있을 때보다 제재가 더 강하다고 들었다.

Q. 오래간만에 한국에 왔지만, 국내도 여전히 코로나19 문제가 심각하다. 운동을 하지 못해 답답할 것 같다.

처음 왔을 땐 정신이 없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각종 검사를 받느라 혼잡하더라. 오랜만에 왔지만 또 언제 프랑스로 나갈지 모른다. 하루하루를 뜻 깊게 보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방에만 있어야 하니까 답답하다. 또 아직 시차적응을 못했다. 거의 날을 새고 있다. 지금도 내가 제정신인지 남의 정신인지 모르겠다. 워낙 시차적응을 못한다. 한국에 더 지내면서 적응해야 될 것 같다.

Q. 류은희 선수를 보면서 해외진출 꿈을 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진짜 해외진출을 하고 싶다면 언어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또 외국선수들이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부딪힐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나도 밉보이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그게 좋은 경기력으로 돌아왔다.

Q. 대표팀과 프랑스에서의 활약으로 류은희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프랑스리그 시즌을 다 끝내고 왔으면 홀가분할 텐데 찝찝하게 들어왔다. 지금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 단계 쉬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겠다. 시즌이 중간에 멈췄지만 많이 관심가지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 임창만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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