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사장. 제공ㅣJTBC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국내 대표 언론인이 속칭 ‘박사’에게 당해버렸다. 사기 피해자인데,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협박에 응한 이유가 왠지 석연치 않은 면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JTBC 손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성착취 영상물 제작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거짓말에 속아, 금품 요구에 응한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누리꾼들은 곧은 직설로, 또 명석한 이미지의 손석희도 치밀하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더불어 그의 과거 사건을 눈여겨 보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비밀 대화방을 통해 유통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 포토라인에서 난데없이 손석희 사장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조주빈의 이런 갑작스러운 발언은 맥락이 전혀 통하지 않아, 많은 이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조주빈의 해당 발언에 대해, JTBC 측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손석희 사장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살해 협박을 받아 금품 요구에 응했다고 밝혔다. JTBC 측 입장에 따르면, 조주빈은 손석희와 소송 중인 K씨 사주를 받은 흥신소 사장인 것처럼 손 사장에 접근했고, 손석희는 증거확보를 위해 조주빈에게 송금했다.

JTBC 측은 조주빈의 정교하고 치밀한 수법, ‘태블릿 PC’ 보도 이후 지속적인 테러 위협으로 민감했던 손석희 사장 가족의 분위기, 조주빈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을 들어, 손 사장이가 돈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 손석희 사장. 제공ㅣJTBC

평소 날카로운 분석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신망 높은 손석희 사장이 조주빈에게 당한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손 사장도 허술할 때가 있다'면서 조주빈이 손 사장을 속이기 위해 언급한 K씨 폭행 논란을 재조명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랜서 기자 K씨는 손석희 사장이 2017년 일어난 자신의 교통사고 보도를 막기 위해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고, 자신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폭행했다며 손 사장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손석희 사장은 “취업 청탁을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해 ‘정신 좀 차리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며 K씨를 공갈미수와 협박 혐의로 맞고소했다.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린 가운데, 검찰은 지난 1월 손석희 사장이 받는 폭행 혐의에 대해 약식기소했다.

▲ 손석희 사장. JTBC 뉴스화면 캡처

이처럼 손석희 사장의 ‘기자 폭행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손 사장이 보도를 막으려고 했던 ’2017년 뺑소니 의혹’ 역시 재차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K씨는 손석희 사장의 교통사고를 취재하던 중이었다. 시민단체 자유연대는 지난해 2월, 손석희가 2017년 견인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한 의혹이 있다며 고발했고, 해당 혐의로 입건된 손석희 사장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결국 2017년 교통사고 사건이 2019년 K씨 폭행 논란을 키웠고, 결국 조주빈까지 이 사건을 악용해 손 사장에게 사기를 친 셈이다. 

손 사장은 K씨의 폭행 사건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한 피겨스케이팅 코치 A씨의 초등학생 제자 폭행 등 아동학대 의혹이 담긴 영상을 보도하면서 A씨의 얼굴과 이름을 그대로 방송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보도금지의무위반)로도 고발되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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