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런스에 자신감이 붙은 김세현은 순조로운 시즌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16년 구원왕에 빛나는 김세현(33·SK)은 어쩌면 전형적인 파워피치에 가까운 선수였을지 모른다. 150㎞를 넘나드는 힘이 일품이었다.

그런 김세현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속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가미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심기일전한 김세현은 ‘밸런스’에 초점을 맞췄다. 캠프 내내 ‘밸런스’가 화두였다. 그런 김세현은 팀 청백전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며 기대를 모은다. 김세현도 “캠프에서부터 밸런스를 잘 만들었다. 지금 밸런스가 좋다보니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현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 등판, 1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청백전 4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아직 실점이 없다. 피안타도 한 개뿐이다. 올 시즌 김세현을 영입한 염경엽 SK 감독의 얼굴도 환해진다. 주축 필승조 투수들의 경력이 아직은 확고히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세현을 추가했던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공을 던지는 모습이 편해졌다. 그러면서도 구속을 유지한다. 김세현은 28일 아직 100%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고 147㎞의 공을 던졌다. 평균도 145㎞ 이상이었다. 김세현은 “준비했던 대로 잘 되는 것 같다. 지금 몸 상태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경기에 나가 던지면서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한다. 

지난 2년간 부진에서 고민이 많았고, 코칭스태프와 논의한 끝에 답을 찾아가고 있다. 김셋현은 “원하는 곳에 공이 들어가느냐의 문제다. 어쨌든 제구에서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 신경을 많이 쓴다”면서 “이전에는 어깨가 많이 들어가 팔이 잘 넘어오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힘으로 던지는 스타일이었는데 밸런스 쪽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던지는 리듬도 신경을 쓴다. 그러다보니 팔이 가볍게 잘 넘어오는 느낌”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기부여도 커졌다. 2년간 주춤했고 팀 경쟁 구도에서 밀렸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고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 그러다 팀을 옮겼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분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세현도 “다시 마음을 잡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며 전환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때로는 분위기 전환이 선수의 능력을 끌어내기도 하는 법이다. SK도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이 시즌 개막이었다면 어쩌면 더 좋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세현은 차분하게 시즌을 기다린다. 그는 “세계적으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기다리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어차피 3월 말부터 시즌 시작이었다. 컨디션을 떨어뜨리기보다는 유지하는 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