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3루수 허경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나까지 안타를 치면 더는 아웃을 잡을 타자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부상 우려는 모두 지웠다. 타고난 수비 감각은 물론 정교한 방망이까지 모두 되찾은 허경민(30·두산 베어스)이다.

허경민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청팀 1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좌전안타를 터뜨린 뒤 4회와 6회 모두 2루 베이스를 꿰뚫는 중전안타를 날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허경민은 1월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하던 도중 공을 맞아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 예기치 못한 부상은 전지훈련 합류 불발로 이어졌다. 허경민은 1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질롱과 일본 미야자키가 아닌 2군 선수단이 있는 대만 가오슝에서 몸을 만들었다.

이달 초부터 1군 선수단으로 합류한 돌아간 허경민은 예전 몸 상태를 되찾기 위해 애썼다. 타격과 수비 훈련을 병행하는 한편, 청백전에서 붙박이 선두타자로 나오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 청백전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뽐냈다.

경기 후 만난 허경민은 “(3안타를 치는) 이런 날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개막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정이 확정된 직후부터 몸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청백전을 뛰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인터뷰 도중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재미난 일화도 소개했다. 바로 상대 백팀 선발투수로 나온 유희관(34)과 이색내기였다.

허경민은 “(유)희관이 형이 경기 전 오더니 ‘너마저 안타를 치고 나가면 아웃을 잡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면서 안타를 걸고 내기를 했는데 오늘 내가 3안타를 쳤다. 이제 경기가 끝났으니 약속된 보상을 받으러 가야 한다”며 웃었다.

유희관을 향한 당돌한 도발도 잊지 않았다. 허경민은 “학창시절부터 희관이 형을 여러 번 상대해 봤다. 사실 오늘 뽑아낸 안타 3개 중 2개가 희관이 형과 승부였는데, 정작 안타는 하나 정도 친 기분이다”면서 선배를 재치 있게 도발했다.

▲ 두산 허경민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청백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 고봉준 기자
코뼈 부상으로 쉬는 동안 야구가 그리워졌다는 허경민은 최근 청백전에서 메인 포지션인 3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2루수로도 출전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생길 수도 있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연습 차원에서다.

허경민은 “최주환(32) 형과 모처럼 유격수와 2루수로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서로 옛날 생각이 난다며 웃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실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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