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행위원회는 31일 KBO리그 단축 시나리오 등 여러 가지 안을 논의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연기된 KBO가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팀간 연습경기 일정을 예정보다 미루기로 결정한 가운데 결국은 시즌 단축이 현실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KBO는 31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한 4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당초 4월 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연습경기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리그 개막 및 올 시즌 운영 가상 시나리오 또한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실행위원회가 끝난 뒤 "코로나19 관련해 지역감염 우려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경기를 할 만큼 조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팀간 연습 경기를 4월 21일로 잠정 연기했다"고 설명하면서 "이에 따라 정규시즌 개막일은 당초 4월 20일 이후에서 4월 말 혹은 5월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류 총장은 시즌 개막일에 따라 시즌이 단축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가장 우선순위는 코로나 대응이다. 팬들, 선수들 전염을 가장 우려한다. 그 다음이 경기력 부분이다"면서 서 "개학이 늦춰진 게 가장 컸다. 감염자 수가 줄지 않아, 사회적으로 경기를 하기에는 빠르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자가격리 중인 15명의 외국인 선수와는 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 리그를 개막할지, 몇 경기를 치를지는 이날 실행위원회의 주요한 안건이 아니었고, 예상대로 뚜렷한 결론은 없었다. 연습경기가 2주가량 밀린 만큼 추후 상황을 보고 결정될 전망이다. KBO는 4월 7일 다시 실행위원회를 열어 연습경기 일정 등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각 구단들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KBO의 ‘4월 20일 이후 개막, 4월 7일부터 연습경기 허가’ 계획에 맞춰 일정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이날 연기가 결정됨에 따라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더 청백전 및 자체 훈련만 진행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현재 10개 구단은 청백전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긴장감과 실전 감각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앞으로 논의도 첩첩산중이다. 당초 2020년 KBO리그는 3월 28일 개막 예정이었으나 연기된 상태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며 소중한 시간을 번 KBO는 4월 말에만 리그를 시작해도 현행 144경기 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은 시즌 단축안 논의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특히 정부는 4월 6일로 예정되어 있었던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다시 재차 미루고,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31일 발표한 상황이라 더 그렇다. 초·중·고교 개학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메시지가 될 수 있어 KBO도 주목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등교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31일 실행위원회 판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황은 KBO 리그 개막의 추가 연기를 시사하고 있다. 만약 개막이 5월로 미뤄지면 시즌 단축이 현실로 다가온다. 더블헤더 및 월요일 경기를 최대한 활용해도 물리적으로 144경기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막 및 종료 시점에 따라 135경기·126경기·117경기·108경기 등 여러 가지 안이 있다. 이제는 서서히 이 시나리오에도 대비를 해야 할 때가 됐다. 

다만 개학이 미뤄지고, 정부의 감염병 경보 단계가 여전히 최고 수준인 ‘4단계(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일정은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0시 기준 확진자는 9786명, 사망자는 126명이다. 완치율이 50%를 넘어섰으나 집단감염과 해외 유입 가능성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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