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러시아 국경 봉쇄 유탄을 맞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러시아 정부가 육상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 시간)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하늘길을 막은 데 이어 육로 이동까지 금지시켰다. 러시아를 들어가고 나가는 길이 모두 차단됐다.

미하일 미스슈틴 러시아 총리는 30일 정부령을 통해 "현지 시간으로 30일 오전 0시부터 자동차와 철도, 해운, 도보 통행자용 국경 관리소를 통한 이동을 잠정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에게 불똥이 튀었다. 현재 러시아령 다게스탄에서 훈련하고 있는 하빕은 정부 조치에 따라 국경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됐다.

지금으로선 이 조치가 언제 해제될지 모르는 상황. 하빕은 약 3주 앞둔 UFC 249에서 메인이벤터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출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토니 퍼거슨(36, 미국)과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다시 한 번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맨 왼쪽)와 토니 퍼거슨(맨 오른쪽) 맞대결이 또 한 번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하빕은 30일 개인 인스타그램 방송에서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현재 고향인 다게스탄에서 훈련하고 있다. 퍼거슨과 맞대결에 관해선 아직 어떠한 정보도 들은 게 없다. 어디서, 어떻게 열겠다는 건지 (UFC로부터) 통보 받지 못했다."

"UFC는 내게 대회가 100% 미국에서 열리지 않을 거라고 했다. 99% 확률로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테니 준비하라고 일러줬다. 그래서 진짜 아부다비로 갔다.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지난 20일이나 21일쯤 아랍에미레이트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해서 알게 됐다. 아랍에미레이트 정부가 국경을 막아버렸다는 걸. 그들은 자국민을 제외하고 모든 외국인을 국경 안으로 들일 수 없게 조치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러시아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오니 이번에는 자국 정부가 같은 조처를 내렸다. 육상 해상 공중 모두 국경 문을 걸어잠궜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코로나19 감염세 추이를 꼼짝없이 지켜봐야 한다.

"지금 난 다게스탄에 있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무엇을 목표로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매일 운동하고 있다. 러시아로 돌아오니 우리나라도 국경을 닫는다고 하더라. 미국과 유럽, 아랍에미레이트처럼. 지금 전 세계가 모두 격리 모드다. 현재 UFC가 나없이 대회를 진행하려 한다던데 상관없다. 그렇게 해도 좋다. 이해한다."

"모든 사람은 법을 지켜야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난 러시아 법을 어길 생각이 없다. 동시에 모든 파이터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점도 잘 안다. 파이터는 싸우지 못하면 돈을 못 버니까. (러시아에 갇힌) 나 대신 다른 선수가 나서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빕은 현 상황을 긍정했다. "커리어를 쌓는 동안 여러 역경을 겪었다. 코로나19가 처음이 아니다. 이겨낼 수 있다. 이번 사태도 내가 경험한 역경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덤덤해 했다.

하빕의 심경 토로가 공개된 뒤 도처에서 물밑 작업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ESPN 격투기 전문 기자 아리엘 헬와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소식통에 따르면 UFC는 하빕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했고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퍼거슨의 경우 저스틴 게이치(31, 미국)에게 오퍼를 넣었다는 얘기가 돈다. 아직 양측이 합의를 본 건 아니다. 지금은 경기 장소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적었다.

'셀프 홍보'에 나선 선수도 있다. UFC 라이트급 2위 더스틴 포이리에(31, 미국)는 헬와니 기자에게 문자로 "UFC가 하빕 대타로 뛸 수 있냐고 연락이 오면 싸울 것이다. 난 항상 미친 짓만 골라 하잖아"라며 스스로를 어필했다.

'옥타곤 공무원' 도널드 세로니(37, 미국)도 개인 인스타그램에 훈련하는 사진과 함께 "155/170, 연락 기다린다"고 썼다. 숫자는 체급을 가리킨다. 155파운드는 라이트급, 170파운드는 웰터급 한계 체중이다. 라이트급 빅매치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하빕 대안으로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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