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을 마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차승윤 인턴 기자] 두산 베어스의 청백전이 열린 3월 31일 잠실구장. 막 경기를 끝내고 짐을 싸던 한 선수가 곁을 지키던 구단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떤 일정이 2주 뒤로 미뤄졌다는 이야기예요?”

KBO리그 10개 구단들이 기다리던 연습경기 일정이 다시 미뤄졌다. KBO는 31일 단장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당초 이달 7일부터 진행하려고 했던 팀간 교류전을 2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달 초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10개 구단 선수들은 각자 홈구장에서 훈련과 청백전을 병행하며 올 시즌 개막을 준비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당초 31일 청백전을 끝으로 훈련에만 몰두할 계획이었다. 연습경기가 예정된 7일까지는 한 차례 청백전만 소화하면서 최소한의 실전 감각을 유지할 참이었다. 그러나 실행위원회가 교류전 일정을 21일로 미루면서 어쩔 수 없이 청백전 횟수를 늘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쉬움이 큰 쪽은 역시 선수들이다. 청백전만으로는 제대로 감각을 끌어올릴 수 없고, 또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두산 오재일이 3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청백전을 끝내고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 고봉준 기자
이날 청백전을 마치고 만난 오재일은 “청백전이 경기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연습 성격이 있는 만큼 집중하기가 어렵다. 또, 다른 팀이 아니라 동료들끼리 하다 보니까 감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청백전이 지닌 한계를 말했다.

이어 “기운이 빠지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하던 대로 연습을 하고 있으면 개막 날짜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덕아웃에서 청백전을 지켜보는 사령탑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 만난 김태형 감독은 “지금은 야구와 관련된 문제만 걱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야 한다”면서도 “(연습경기 연기는) 어쩔 수 없다. 우리로선 4월 스케줄을 따로 잡는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던 연습경기 일정이 미뤄지면서 10개 구단들은 다시 훈련과 청백전 스케줄을 짜게 됐다. 선수들 역시 최소 3주간 실전 없이 컨디션을 조절하게 됐다.  팬들의 함성이 그리운 이들의 기다림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어느덧 2020년 달력은 네 번째 장을 열어젖혔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차승윤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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