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적인 개막 일자가 5월 초로 조정됨에 따라 자가격리 중인 15명의 외국인 선수들도 몸을 만들 시간을 벌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KBO리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다시 개막을 연기했다. 이제 최상의 시나리오는 ‘5월 초’ 개막이 된 가운데, 자가격리에 들어간 5개 팀 외국인 15명도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O는 3월 31일 10개 구단 단장이 전원 참석한 실행위원회를 열고 종전 4월 7일부터로 예정되어 있었던 팀간 연습경기를 4월 21일로 연기했다. 아직 경기를 치를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4월 6일로 예정됐던 전국 초·중·고 등교 개학을 미루고 급한 대로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습경기 일정 연기도 이 순간 결정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BO는 시즌 개막 시점도 종전 ‘4월 20일 이후’에서 ‘4월 말 혹은 5월 초’로 다시 미뤘다. 최소 일주일 정도 더 밀린 셈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5월 초 개막 또한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코로나19 진정세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사안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렵다.

코로나19를 피해 미국 등 본국에 있다 뒤늦게 합류한 5개 팀 외국인 선수 15명도 시간을 벌었다. 이들은 입국 시점부터 2주간 자가격리 상태다. 해당 팀들은 비상이 걸렸다. 2주간 사실상 운동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어려워서다. 이 문제가 31일 실행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였지만, 연습경기 일정과 개막이 동시에 밀리면서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 또한 31일 실행위원회 후 취재진과 만나 연습경기 및 리그 개막 연기가 외국인 선수 15명과는 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류 총장은 경기력이 안전에 우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만약 경기를 할 만한 여건이 됐다면, 외국인 선수들의 사정과 무관하게 일정대로 진행됐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현재 15명 선수들은 숙소에서 최소한의 몸 관리만 하고 있다. 투수들의 경우 2주간 쉬면 다시 몸을 만들고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4월 20일 개막에는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5월 초라면 그렇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장의 시각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자가격리 상태인 한 구단 감독은 “4월 20일 전후라면 당연히 어렵지만, 5월 5일 어린이날 개막을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컨디션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초 격리가 해제되면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통해 한 달 가까이 몸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 구단 트레이너는 “한국에서 계속 훈련을 했던 선수들과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시즌에서 바로 들어온 선수들은 아니다. 어느 정도 훈련량을 소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몸이 올라오는 속도는 캠프 때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5월 초 개막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5월 중순 개막이라면 오히려 이 선수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자가격리 외국인 선수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여론에도 먹히지 않았다. 개인의 선택에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막이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소모적인 논쟁 또한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KBO,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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