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4월 1일은 장국영의 기일이다. 영화 '아비정전' 스틸컷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떠났다. 홍콩 배우 겸 가수 장궈룽(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지 17년이 지났다.

지난 2003년 4월 1일, 장궈룽은 홍콩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향년 47세. 당시 고인은 유서를 통해 "한 명의 20대 청년을 알았다. 그와 탕탕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아주 괴롭다. 그래서 자살하려 한다. 마음이 피곤해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만우절에 전해진 거짓말 같은 소식에 중국어권은 물론, 세상은 충격에 빠졌다. 그는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로, 전 세계가 사랑하는 스타였다. 또한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어, 그의 비보는 더더욱 가슴을 사무치게 했고 비극으로 남았다.

▲ 매년 4월 1일은 장국영의 기일이다. 영화 '패왕별희' 스틸컷

1956년생인 장궈룽은 1976년 홍콩 ATV 아시아 뮤직 콘테스트에서 2위에 입상하며 데뷔했다. 수려한 외모와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장궈룽은 1986년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으로 영화배우로 입지를 스타덤에 올랐고, 이듬해 '천녀유혼'에서 왕쭈셴(왕조현)과 남다른 호흡으로 인기 스타 자리를 굳혔다.

장궈룽만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청순한 청년 이미지는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5대5 가르마는 국내에서도 큰 유행이었다. 외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섬세한 연기력도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야반가성' '금지옥엽' '풍월' '성월동화' 등 멜로물에서 독보적 눈빛으로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으며, '아비정전' '동사서독' '백발마녀전' '금지옥엽' '패왕별희' '춘광사설' '해피투게더'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 장국영 기일에 맞춰 개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룬 영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제공l포스터

특히 장궈룽은 1993년 '패왕별희'에서 경극 스타에서 아편 중독자로 바닥 치는 인생을 연기하며, 여자보다 더 예쁜 미모와 애절한 연기력으로 해당 작품이 제4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장궈룽 전성기 모습이 담긴 영화 '패왕별희' 15분 확장판인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 그의 기일인 1일 국내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5월로 개봉 시기를 미뤘다.

▲ 매년 4월 1일은 장국영의 기일이다. 영화 '해피투게더' 스틸컷

이처럼 아시아권에서 인기 스타로 부상한 그는 2003년 만우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 버렸다. 거짓말보다 더 거짓말 같았던 그의 비보는 세상을 큰 충격에 휩싸이게 했으며, 홍콩에서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9시간 만에 6명의 팬이 그를 따라 투신, 5명이나 사망하는 비극을 낳았다.

당시 전염병 사스의 위험에도, 그의 추도식에 전 세계 많은 팬들이 찾아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국내 팬들 역시 그해 5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천도재를 여는 등 그를 추모했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현재도 장궈룽을 그리워하는 애도 물결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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