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전에서 득점한 박지성의 환호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영국 북서부 지역엔 리버풀과 맨체스터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역사적, 경제적으로 도시 자체가 경쟁 의식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축구로 표출되곤 한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계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두 팀이 치르는 '노스웨스트 더비'는 영국 내에서도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이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한국인 선수가 주인공이 된 일이 있었다. 바로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0년 3월 21일 열린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맨유와 리버풀의 맞대결이었다. 박지성이 바로 이 경기에서 결승 골을 기록하며 맨유에 2-1 승리를 안겼다.

2009-10시즌은 맨유엔 변화의 한 해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마드리드로 떠났기 때문이다. 나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성장하며 맨유의 측면을 책임졌다.

박지성 개인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리그 15라운드까지 단 3경기만 출전 기회를 잡았다. 선발 출전은 2번 뿐이었다. 리그가 반환점을 돌 때쯤부터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2009-10시즌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기록은 17경기 출전에 3골 1도움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박지성의 진가는 빛났다. 역시 빅매치에 강했다. 2009-10시즌 마수걸이 골은 2010년 2월 아스널과 치른 24라운드 원정에서 나왔다. 박지성은 후반 7분 수비 뒤로 파고든 뒤 골문까지 질주해 득점에 성공했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도 AC밀란 격파의 선봉에 섰다. 특히 3월 10일 벌어진 16강 2차전에선 안드레아 피를로를 집중 마크하며 4-0 완승을 이끌었다. 수비적 도움은 물론이고 팀의 3번째 골까지 득점했다.

리버풀전은 그래서 더 귀중했다. 리버풀전 골로 마음고생을 확실히 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후반 15분 대런 플레처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자, 개리 네빌이 측면으로 돌아나간다. 리버풀의 수비 사이가 벌어지자 플레처는 지체없이 크게 크로스를 휘둘러줬다. 중앙에서 반응한 것은 박지성. 그대로 크로스에 머리를 맞췄다.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 슛에 페페 레이나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했고 올드트래포드가 환호로 들끓었다. 그리고 박지성은 2009-10시즌 최종전 스토크시티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좋은 마무리는 2010-11시즌 박지성의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연결된다. 2011년 1월 아시안컵 차출과 부상으로 후반기엔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음에도 28경기에 나서 8골과 7도움을 올리며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었고, 비록 FC바르셀로나에 1-3으로 패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다.

박지성의 경기에 울고웃던 시절이 있었다. 화려하고 아름답기만 하지 않았으나, 그래서 오히려 더 인간미가 느껴졌다. 유난히 어려웠던 2009-10시즌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경기가 바로 역사 깊은 노스웨스트 더비였다. 빅매치의 사나이 박지성을 2009-10시즌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에서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기는 오늘(2일) 저녁 8시 스포티비(SPOTV)에서 시청 가능하고, 온라인 스포츠 플랫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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